이통3사, '못난자식' 때문에 속앓이만

추가지원도 무용지물… 모회사 실적 부진 원인

입력 : 2017-04-13 오후 4:50:52
[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주요 자회사의 대규모 적자로 속앓이가 깊어졌다. 연결회계 기준으로 잡혀 모회사 실적에도 많은 부담이 된다. 일부는 자회사 실적 개선을 위해 추가지원까지 더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13일 이통 3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821억원. 하지만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회계 기준으로는 이보다 14% 가까이 줄어든 1조5357억원에 그쳤다. SK텔레콤 단독으로는 전년 대비 7% 넘는 이익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자회사들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연결 실적이 악화됐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 등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에만 310억원의 손실을 냈다. SK플래닛이 2009년 미국에서 설립한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숍킥(Shopkick)이 271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적자폭이 늘었다. SK텔레콤이 지분 64.5%를 보유한 SK커뮤니케이션도 지난해 20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분 65.5%의 원스토어는 손실 규모가 221억원에 달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알뜰폰(가상이동망사업자·MVNO) 자회사가 문제다. '유모비'란 브랜드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지난해 42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인터넷통신서비스와 멀티미디어콘텐츠 제작 등을 하던 미디어로그는 지난 2014년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가 설립한 알뜰폰 사업자 엠모바일도 지난해 손실 규모가 400억원에 이른다. 엠모바일은 2015년에도 367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엠모바일은 KT가 2015년 자본금 1000억원으로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에도 1000억원을 추가로 수혈 받았으나 좀처럼 부진을 털지 못하고 있다. 공중전화 사업자 KT링커스와 KT의 직영 판매회사인 KT M&S도 각각 38억원, 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KT는 해외사업에서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KT가 아프리카 통신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는 르완다에 설립한 KT르완다네트워크(KRN)은 지난해 순손실이 314억원으로, 매출(132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르완다에서는 통신설비 절도가 종종 일어나는 등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올해 르완다 사업에 173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들은 통신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신사업이나 해외 진출에서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자회사 실적이 회복되지 않으면 결국 모회사 실적도 장기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통신비 인하를 막아 국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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