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당면한 외교현안 처리의 시급성 등을 이유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반면 야당은 문 대통령이 ‘협치 의지를 포기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강경화 신임 외교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야당 쪽에서 널리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이제 능력으로 보여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당장 열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과 내달 초 G20 정상회의 준비 등을 위해 임명장 수령 직후 외교부 청사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국회가 채택하지 않자 지난 15일 ‘17일까지 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회가 아무런 응답이 없자 이날 강 후보자를 임명했다. 이를 놓고 청와대는 거쳐야 할 과정을 거쳤으며, 외교수장 인선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장관 등의 인사는 대통령의 권한이므로 국회가 정해진 기간 안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 수 있게 되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야당의 반발은 거세다. 각종 도덕적 흠결과 자질 부족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 후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정부조직법이나 추경 등에서 야당의 협조를 못 받게 될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다른 야당들도 유감의 뜻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야3당의 남은 장관 인사청문회 일정 보이콧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성은 낮다.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80%를 넘는 상황에서 지나친 반대는 자신들에게 역풍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는 모두 국회법으로 규정한 국회의 당연한 임무”라며 “의회절차의 틀 안에서 정부와 야당을 혹독하게 비판하고 바로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차담회를 위해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