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제약사업 투트랙 전략

LG화학 '신약'·LG생건 '일반약' 주력…분업화 시너지 기대

입력 : 2017-11-08 오후 3:43:01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LG(003550)그룹이 '투트랙' 전략으로 제약사업 육성에 시동을 걸고 있다. LG화학(051910)은 백신, 바이오의약품 등 R&D 강화를 통한 글로벌 신약 개발이 목표다. LG생활건강(051900)은 일반의약품 사업 진출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은 지난 1981년에 유전공학연구부를 신설해 제약업계에 뛰어들었다. 제약사업부는 2001년 LG화학에서 분사해 LG생명과학으로 출범했다. LG생명과학은 2016년 9월 다시 LG화학으로 흡수 재합병됐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생활용품 등이 주력사업이며,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를 통해 의약품 부문에 진출했다. 2011년 해태htb에 이어 지난 2일 태극제약을 각각 인수했다. LG생활건강은 제약업을 사업목적으로 둔 업체 두곳을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LG그룹은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와 LG생활건강의 제약사업을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신약 개발 전문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매년 매출액 대비 20~30%를 R&D에 투자했다. 지난해 매출액 5323억원이다. 일반의약품은 허가가 없고 성장호르몬, 난임치료제, 당뇨치료제 등 전문의약품만 판매한다.
 
LG화학은 그룹 차원의 지원 하에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LG생명과학의 합병도 투자 재원 확보와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 R&D 투자비의 3배 이상인 3000억~5000억원을 바이오 사업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구체적인 사업 장기플랜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등 기존 주력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일반의약품 사업을 강화한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액은 6094억원이다. 매출 비중은 화장품이 52%, 생활용품이 26%, 음료가 22%다.  
 
음료 사업이 주력인 해태htb는 일반의약품과 드링크제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치주질환 치료제, 피부염 치료로션 등 의약품 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일반의약품 13개, 드링크제 22개가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2958억원이며, 대부분 음료 부문이 차지한다. 
 
태극제약은 일반의약품(259개), 전문의약품(166개) 등 총 440여개 의약품 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600억원에서 일반의약품이 약 80%를 차지한다. 기미, 주근깨, 색소침착 연고제 등 피부미용 치료제 시장에 강하다. 대형마트, 편의점, 드럭스토어 등 기존 유통망뿐만 아니라 태극제약을 통해 약국으로 영업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가 간과했던 일반의약품 시장을 LG생활건강이 진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LG그룹이 제약 사업 계열사인 LG화학과 LG생활건강을 분업화·전문화시켜 육성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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