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시장 뛰어든 가구업체들…기술력은 넘어야할 산

유통망과 브랜드 친숙도로 승부

입력 : 2017-11-23 오후 3:30:19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LG하우시스와 KCC가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국내 건자재시장에 가구업체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가구업체들은 그동안 B2C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자재 시장에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오랜 업력을 가진 건자재 업계와의 경쟁에서 기술력은 풀어할 과제로 꼽힌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00년 9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28조원까지 늘었다. 시장 성장세는 이어져 오는 2020년이면 4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모델링 수요는 건자재업계와 가구업계에게 놓칠 수 없는 먹거리다. 건자재업계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가구업계는 지금까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구를 판매해온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무기로 리모델링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심리와 구매 패턴을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 중심 거래를 해온 가구업계의 장점"이라며 "리모델링은 소비자가 직접 건자재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동안에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은 지난해부터 건자재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샘은 부엌가구, 인테리어, 건설사 특판 등 기존 주요 사업영역에 욕실, 마루, 조명, 창호 등 건자재 분야를 신사업으로 추가했으며, 지난해 건자재 분야의 시공을 담당하는 계열사 한샘서비스투도 설립했다. 설립 첫해인 지난해 한샘서비스투는 7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기도 했다.
 
현대리바트는 내년부터 건자재 시장에서 경쟁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다음달 이뤄질 현대H&S와의 합병을 통해서다. 현대H&S는 법인을 대상으로 한 산업자재, 건설자재 등 전문자재 유통업을 하는 회사로, 합병을 통해 건자재, 인테리어 부문에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넥스 역시 창호전문기업 윈체와 손을 잡고 건자재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 들었으며, 올해 주방가구로 발을 넓힌 까사미아도 추후 욕실 등 인테리어 건자재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유통 위주로 경영한 국내 가구업체들에게 기술력은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국내 건자재 업체에 비해 브랜드 친숙도는 높을 수 있지만 기술력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가구업체들이 판매하는 건자재 역시 주문제작방식(OEM)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 기술력은 아직 전문 업체에 비해 부족할 수는 있지만 시공 등을 통해 고객 만족을 높이고 있다"며 "가구업체들에게 부족한 부분은 전문업체와 손을 잡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등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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