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보다 공동육아방 갈래요"

‘풀뿌리 육아방’, 미세먼지 피난처로 급부상

입력 : 2018-01-28 오후 6:20:0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미세먼지 영향 등으로 공공형 실내놀이터의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풀뿌리 육아'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지만, 주민들의 호응이 커지면서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서울의 공공 실내놀이터 내지 체험실은 작년 상반기 기준 48곳에 불과하다.
 
학부모들은 미세먼지로 실외 활동을 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놀 공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많은 한국 환경에서 층간소음은 금기다. 실내에 틀어박혀 있는 동안 아이는 답답해하고 엄마는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백화점과 박물관 등은 실내 공간이긴 하지만, 어른이 이용하는 곳이라 놀기 힘들다. 민간 키즈카페는 불특정다수 아이들로 인한 위생 문제가 있다. 게다가 시간당 이용료가 싸면 5000원, 규모가 크면 1만원 내외다.
 
중랑구는 서울 자치구 중 공공형 실내놀이터를 잘 갖춘 편으로 알려져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서로 봐주고, 교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는 공동육아방을 9개 보유하고 있다.
 
공동육아방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은 공동육아방이 공기청정기를 2개 갖추는 등 위생에 신경을 쓰는 모습에 안도한다.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게끔 놀이 테마와 장난감을 계속 바꿔주는 점도 마음에 든다는 평이다.
 
공동육아방에 아들과 함께 온 이지현(34)씨는 "집 거실을 아이가 놀도록 뜯어고쳤지만 이곳이 더 낫다"며 "온도와 습도를 영유아에 맞춰서 그런지 아들이 큰 병에 걸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 아쉬워하는 학부모도 있다. 장우진(40)씨는 태어난 지 22개월 된 딸과 함께 송파구에 살게 됐다. 백방으로 알아봐도 좋은 공공 실내놀이터가 없으며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아직 일러보인다. 장씨는 "정부나 서울시가 실내놀이터를 잘 갖춘 지역 사례를 확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서울시 NPO지원센터에서 열린 '아이들이 맘껏 숨쉬는 서울' 토론회에서 1년에 40억원을 공공형 실내놀이터 확충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시설 확충 외에도 이미 있는 시설을 홍보하거나, 운영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예를 들어 중랑구 공동육아방 중 구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운영한 4곳 이용 인원에는 편차가 있다. 작년 총 이용 인원이 2만8000명인데, 상위 2개 시설에만 2만2000명이 몰렸다. 또 실내놀이터 운영 종료 시간이 대체로 오후 5시 안팎으로 너무 이르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2월 초 정도는 돼야 시설 확충 여부의 윤곽이 나오며, 시간 연장도 검토할 것"이라며 "온라인 육아 모임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으로 정책 홍보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복합청사의 공동육아방에서 엄마와 아들이 장난감 블록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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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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