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증 치료의 첫 번째 선행조건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8-04-06 오전 6:00:00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사회성 장애는 근원적으로는 감각처리장애에서 유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치료하는 길도 감각처리장애를 치료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사회성을 가르치는 것은 기술로써 사회성을 흉내 내게 하는 것일 뿐 정상인이 사회성을 습득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만든다.
 
자폐 아동들이 보고 느끼는 세상은 일반인들이 보고 느끼는 세상과는 전혀 다르다. 이 점을 이해해야만 감각처리능력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자폐증 아동들이 보고 느끼는 세상의 첫 번째 특징은 너무 많은 기계적인 정보가 여과 없이 입력된다는 것이다. 가장 흔한 유형은 주로 시각적인 정보가 과다하게 입력되는 시각추구형이다. 이는 시각정보에 넓은 틀이나 이미지로 접근하지 못하고, 구체적인 사물의 세부 항목이 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양상이다.
 
자폐증마다 차이가 있지만, 예를 들어 책 표지를 보면 책이라는 모양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제목의 글씨 하나하나가 다 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심한 경우는 책 표지를 구성하는 무늬 하나하나가 다 눈에 들어오며 아주 심한 경우는 책에 존재하는 빛과 그림자의 차이까지 인식하게 된다. 그러니 일반인에게는 그저 책 하나겠지만, 시각추구형의 자폐증에게는 그 자체로 거대한 시각정보 덩어리인 셈이다.
 
청각정보는 엄청난 잡음이 여과 없이 고막을 때리는 양상이다. 촉각적으로는 신체 피부를 건드리는 무수한 자극감이 느껴지고, 다양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게 된다. 일반인이라면 삭제시키는 정보를 자폐인들은 모두 생생하게 느끼고 있는 상태이니 말 그대로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셈이다.
 
자폐증이 느끼는 세상의 또 다른 특징은 단일감각의 과다확장과 더불어 다수 감각의 과소실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감각이 정상적으로 통합되어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불균형 통합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자폐증 아동이 어떤 자극에 반응하여 몰입할 때 해당 감각이 아주 강하게 모든 감각기관을 마비시키며 단일감각화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특정 감각을 추구할 때 행동 전환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정상적으로 사회적인 인식을 한다는 것은 정보를 구체화하면서도 전체적인 묶음으로 처리하여 구체화뿐 아니라 전체화된 인식을 한다. 정상적으로 사회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회적 행동에 요구되는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통합적이며 연합적으로 처리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자폐적인 행동 양식의 이면에는 이런 감각의 비정상적인 결합 양식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감각처리장애의 정상화 없이 자폐증을 치료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자폐증을 치료한다고 주장하는 무수한 치료법이 존재한다. 해당 치료의 근원적인 가치에 대한 평가는 얼마나 감각처리장애를 정상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점을 이해하고 봐야 다양한 치료방식의 의미와 한계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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