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습한 날씨와 함께 찾아오는 '항문 소양증'

민망함에 치료 미루기 쉬워…"신속하게 병원 찾아 처방 받아야"

입력 : 2018-07-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항문은 인체 중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예민하고 민감한 부위다.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질환을 한 데 묶어 '항문 소양증'이라고 한다. 여름철 습해지는 날씨와 함께 발병 확률도 높아지지만 부끄러움 때문에 방치하거나 치료를 고민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 원활한 치료를 위해 망설이지 않고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항문 소양증은 여러 항문 질환의 2차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속발성 소양증과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소양증으로 나눌 수 있다. 속발성 소양증의 원인 질환으로는 치루, 치핵, 치열, 곤지름, 대장염, 종양, 혈관섬유종 등 여러 항문질환이 있다. 당뇨병, 황달, 갑상선 기능이상, 신부전등의 전신 질환에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며 접촉성 피부염, 건선, 습진, 기생충감염, 성병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음식물 가운데서는 지나친 커피나 콜라, 초콜릿, 홍차, 맥주, 토마토 등이 문제를 일으키고 불안, 초조, 긴장 및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요인으로 인한 발병도 있다.
 
항문소양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이다. 치핵, 치루, 치열 등의 질환이 있을 때 항문 점막 분비물에 의한 자극으로 항문 소양증이 생기게 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고 습도가 높기 때문에 항문 주위 피부가 습해져  2차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나 곰팡이에 의한 감염이 쉽게 일어나 증상이 심해진다.
 
청결 유지는 항문 소양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항문 주위 대변오염이 피부에 자극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청결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치료도 가능하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엔 세균 및 곰팡이 감염이 쉽게 일어나므로 항문 청결이 더욱 중요하다.
 
비데 사용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배변 후 물로 씻고 건조하게 말리는 것 자체가 예방 및 치료에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문 위생을 지나치게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비누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물로 씻은 후 휴지로 문질러 닦는 것은 좋지 않으며 마른 수건으로 두드리거나 헤어드라이어로 건조하는 방법이 좋다.
 
항문 소양증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진료를 받지 않고 약국에서 임의의 연고제를 바르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곰팡이 감염 등이 있는 상황에서 사용할 경우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웅배 고대 안상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별다른 치료 없이 항문을 계속 긁게 되면 주변 피부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가려움증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쉬우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 후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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