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아우디 A3 논란, 강 건너 불 구경하는 아우디

입력 : 2018-07-30 오전 8:00:00
"아우디 A3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지만 출시 일정, 가격대 등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아우디 A3가 다음달쯤 출시되면 큰 폭의 할인이 진행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아우디 A3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아우디코리아의 답변 내용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아우디 A3' 할인판매 논란으로 뜨겁다. 발단은 지난 25일 유명 자동차 커뮤니티에 '아우디 A3가 40% 할인된다'는 내용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해당 글에 첨부된 가격표에 따르면 'A3 40 TFSI' 모델은 3950만원에서 2370만원, 'A3 40 TFSI 프리미엄' 모델은 4350만원에서 261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진다.
 
국내에서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와 맞물려 2000만원 초중반대의 가격으로 아우디의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아우디 A3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왔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를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아우디 A3을 구매할 수 있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아우디 A3 할인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정작 판매를 하는 아우디코리아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혼란만 커지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아우디 A3에 대해 '리스 방식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2018년형 모델이 아니라 평택항 재고 물량을 판매하는 것이다', '딜러들이 이미 물량을 친인척 명의로 빼돌려 일반인들은 구매할 수 없다' 등의 소문만 무성하다. 높은 관심도에 비해 정확한 정보가 없다 보니 아우디 매장에 전화, 방문 문의가 빗발쳤지만 매장에서도 본사의 지침이 없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아우디코리아가 공식입장을 통해 시장 혼란을 수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국내 친환경차 규정을 지키기 위해 A3의 파격할인을 결정했다는 점만 부각하고 있다. 현행법 상 연간 4500대 이상 차량을 판매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친환경차를 연간 전체 판매량의 9.5% 이상 판매해야 한다. 아우디코리아는 과징금은 500만원에 불과하지만 자사 차량 중 유일하게 저공해차 인증을 받은 A3의 파격 할인으로 비율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우디는 디젤 게이트 파문 당시 미국 등 타 국가에 비해 국내 소비자 피해 방안 마련에는 소극적이었으며, 올해 4월 국내 시장에 복귀하면서도 이에 대한 명확한 사과 없이 두루 뭉실 넘어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디젤 게이트 관련 국내 소비자들과의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런 점에서 아우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내 친환경차 규정을 지키겠다는 건 공허한 메아리로 느껴진다.
 
아우디코리아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 복귀 후 이번 논란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의 기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강 건너 불 구경 식 대처로 논란을 키우기만 할 경우 가뜩이나 떨어진 브랜드 신뢰도를 더. 추락시키는 '소탐대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재홍 산업1부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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