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편의점 도시락 성공했듯 밀키트 시장도 성장 자신"

GS리테일 '심플리쿡', 콜드체인 물류·편의점 플랫폼으로 경쟁력 갖춰
"밀키트 시장 널리 알릴 것…경쟁자는 외식 아닌 배달시장"

입력 : 2018-08-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유통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가정간편식'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가정간편식 중에서도 '밀키트'의 성장세가 무섭다. 밀키트는 하나의 요리로 조리하기 위한 재료들이 소량씩 담겨있는 제품으로, 간단한 조리를 통해 끼니를 해결해 줄 뿐만 아니라 비주얼도 좋아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밀키트 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본 GS리테일은 자체 브랜드 '심플리쿡'을 론칭했다. 지난해 12월 첫 출시된 심플리쿡은 GS리테일의 슈퍼마켓, 편의점 등 유통과 물류의 장점을 바탕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GS리테일 본사에서 도시락MD 경험을 바탕으로 심플리쿡을 이끄는 양호승 GS리테일 심플리쿡 팀장을 만나 국내 밀키트 산업 현황과 성장성에 대해 들어봤다.
 
'심플리쿡'은 어떻게 탄생했나.
 
GS리테일은 슈퍼마켓, 편의점에서 도시락, 각종 상품 등을 판매하며 소매점 기능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GS리테일이 놓치고 있는 고객층이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20, 30대를 아우르는 중산층, 스몰패밀리라고 할 수 있는 '2039' 고객층이다. 이 고객들의 특징은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을 선호하고 편리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적합한 상품이 없다고 생각해 신사업으로 검토한 것이 바로 '밀키트'였다. 심플리쿡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2039 스몰패밀리를 타깃으로 하는 간편 먹거리'라고 할 수 있다. 트렌드에 맞는 상품으로 현재는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심플리쿡 론칭 8개월이 돼간다. 현재 성과는 어떤지.
 
처음에는 밀키트라는 용어 자체가 고객들에게도 생소해서 그런지 예상보다는 반응이 뜨겁진 않았다. 현재는 다양한 업체들이 밀키트 사업에 진출하면서 용어도 알려지고, 또 사용해보니 편리하다는 고객들의 후기 등이 올라오며 매출로 연결되고 있다. 그래도 아직 저변까지는 알려지지 않아 홍보가 필요한 상태다. 그래서 지난 3~4월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지난 6일부터 슈퍼마켓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전용 상품도 별도로 준비 중이다.
 
지난 3월30일부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진행된 심플리쿡 팝업스토어. 사진/GS리테일
 
밀키트는 미국, 일본 등 주로 해외에서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밀키트가 성공할 수 있을까.
 
미국과 우리나라의 결정적인 차이는 업무시간에 있다. 미국은 9시 출근, 5시 퇴근 문화가 완전히 자리잡혀서 집에 도착하면 6시, 저녁먹는 시간이 7시 정도다. 그러다 보니 해외에서 밀키트는 '대신 장봐주기' 개념으로 자리잡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보통 6시 퇴근해서 7시, 8시쯤 집에 도착하게 되니 조리를 해서 밥먹는 시간은 9시 정도가 된다. 9시면 너무 늦은 시간이라 조리시간을 최소화해주는 게 필요하다. 20~30분 정도 시간을 줄여주는 역할을 밀키트가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밀키트의 경쟁시장은 어느 분야일까.
 
밀키트 시장의 경쟁자로 외식 시장을 꼽기도 하지만 조금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보통 외식을 할 때는 기념일 등의 이유가 있다. 밀키트가 그것까지 상쇄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경쟁상대는 배달시장이라고 본다. 밀키트가 배달음식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은 쉐프가 만든 음식을 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평상시에도 정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밀키트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굉장히 많다. 심플리쿡이 지닌 경쟁력은 무엇인가.
 
심플리쿡을 론칭한 GS리테일은 20년을 넘게 쌓아온 프레시푸드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GS리테일은 도시락, 김밥, 조리 코너에 공급을 하는 원재료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커팅같은 기술들도 집약돼 있다. 밀키트 산업이 '기타가공품'으로 지정돼있는데 밀키트 관련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취득한 곳은 GS리테일밖에 없다. 또한 편의점과 슈퍼 등을 운영해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배송에 이르기까지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가까운 GS25에서 픽업 서비스도 진행할 수 있어 플랫폼 면에서 장점도 지니고 있다.
 
양 팀장은 밀키트 시장에서 심플리쿡이 지닌 장점으로 GS리테일의 콜드체인 물류시스템과 GS25 편의점 플랫폼을 꼽았다. 사진/GS리테일
 
도시락MD 업무를 했다고 들었다. GS25의 도시락같이 편리하고 저렴한 제품도 있는데 사람들이 굳이 밀키트를 구입하려고 할까.
 
편의점 도시락은 보통 시간과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무리 고급화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만약 고급화해서 1만~1만5000원 대의 편의점 도시락이 출시된다해도 그것을 사먹는 고객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요즘은 도시락 하나만 구매해도 사진을 찍는데 이러한 욕구도 밀키트가 충족시켜줄 것이라 본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심플리쿡 상품으로는 어떤 게 있나.
 
주변이나 고객의 요청을 들어보면 밀키트로 이유식이 출시된다면 많이 구매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유식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아기가 먹는 음식이다 보니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메뉴로만 놓고 보면 튀김, 오븐 요리 등이 있는데, 튀김은 집에서 좀 하기 어렵고 오븐 요리는 국내 오븐 보급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이 걸린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븐을 사용하는 그런 음식들이 밀키트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베이커리나 제과제빵 부분도 생각 중이다. 현재 쿠키 만들기, 발렌타인 키트 등 타 업체와의 이벤트성 협업도 검토 중이다.
 
국내 밀키트 시장에 대해 전망한다면.
 
입사해서 일본 동경에 갔을때 점심시간이 되자 회사원들이 반은 라멘집을 향했고 반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었다. 일본의 벤또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본 셈이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도시락 문화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시간,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도시락을 대용품으로 찾으면서 도시락이 하나의 끼니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운좋게도 주 52시간 시행이 앞당겨지면서 일찍 귀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고, 또 건강한 밥을 먹고 싶다는 웰빙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분위가와 맞물려있기에 밀키트도 성공할 것이라 본다. 다만, 밀키트와 가정간편식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서로 경쟁하게 될 여지는 있다. 전부 만들어진 상태에서 데우기만 하는 형태의 가정간편식과 달리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밀키트다. 불편함만 좀더 줄여줄 수 있다면 밀키트 시장은 반드시 신장할 것이라 본다.
 
양 팀장은 도시락MD 시절 사회현상과 맞물려 도시락 시장이 커졌듯이 밀키트 역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GS리테일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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