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삼성바이오' 재감리 심의 결론 미뤄

양측 주장 팽팽…금융위 "다음 회의에서 결론 낼 것"

입력 : 2018-10-31 오후 5:22:36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안건 심의를 다시 한번 미뤘다. 대심제로 열린 이날 증선위는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고, 다음 회의로 넘어갔다.
 
증선위는 31일 정례회의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안건을 상정했다. 증선위는 안건이 중요한 만큼 원래 시작인 10시보다 한 시간 당겨 9시에는 일반 안건을 논의하고 10시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안건을 논의했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가치평가와 관련된 금감원 지적 사항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는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해 새롭게 판단한 재감리 보고로 시작됐다. 오후에는 금감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측이 참석해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재감리 심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선위는 이번 심의 과정에서 회사와 감사인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금융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은 "이번 심의 과정에서 회사와 감사인에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지난 감리보다는 빨리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도 증선위에 직접 출석했다. 김 사장은 "충분하게 회사 입장을 밝히고 오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증선위의 결론은 또 다음으로 미뤄졌다. 임규준 금융위 대변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안건에 대한 심의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오늘 회의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고 다음 회의에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증선위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고 다시 심의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 대변인은 “아직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감리에서 금감원은 특별감리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결론짓고 증선위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과 맺은 콜옵션 사항의 공시 누락에 고의성이 있었다며 이를 검찰에 고발 조치하면서도 고의분식 회계 부분은 판단을 유보한 채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분식회계를 판단하려면 2015년뿐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이후인 2012∼2014년의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26일 국정감사에서 "증선위에서 지적한 사항을 재감리 보고서에 담아 다시 제출했다"며 "우리가 처음에 지적한 사항과 재감리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윤 원장의 발언을 두고 금감원이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기존 결론을 유지하면서 중징계 제재 방침도 바꾸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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