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황반변성, 예방법은 없을까

노화 외 뚜렷한 발병 원인 없어…식습관 개선 통한 예방 중요

입력 : 2018-11-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황반변성은 아직 발병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질병이다. 일단 발생하면 마땅히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법이 없어 시력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식생활이 황반변성의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지면서 도움이 되는 음식들에 대한 정보가 중요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황반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1314430명에서 지난해 272638명으로 약 2배로 증가했다. 비교적 노년기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40~50대에서도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40~50대 황반변성 환자는 전체의 약 20%를 차지했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노화로 인해 황반 부위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퇴화하는 것을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황반변성이 일어나는 망막과 맥락막 조직은 우리 몸에서 단위 체적당 가장 왕성한 혈액이 흐르는 조직이다. 활동이 많은 만큼, 산화 스트레스도 많이 발생한다. 때문에 노화 방지를 위해 눈에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황반변성에 좋은 음식 중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것은 색깔이 짙은 과일이다. 토마토 등 빨간색 과일에는 안토시아닌과 함께 리코펜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파인애플이나 오렌지 등 노란색 과일에는 베타카로틴이 많으며 시금치·브로콜리·배추 등 초록색은 간장의 해독에 좋고 노화 예방 효과가 있다.
 
커피와 허브차 등의 차 종류도 도움이 된다. 차에 함유된 중요한 성분 중 하나가 '플라보노이드'라는 물질인데 이는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며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눈에서는 항노화 효과도 있다. 커피에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폴리페놀, 클로로겐산 등이 들어 있어 노년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산화 스트레스가 억제될 수 있다. 클로로겐산은 노화된 망막신경세포를 활성화해 황반변성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차가 눈에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부족한 물을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충분한 물을 섭취해야 불순물이 잘 걸러지고 노폐물이 쌓이지 않아 망막을 비롯한 안구 내 신경조직의 혈류가 개선된다. 원활한 망막 혈류는 노인성 황반변성을 예방하고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시력 감소를 늦출 수 있다.
 
올리브유와 생선 등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대규모 역학조사에서 생선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사람의 노인성 황반변성 빈도가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가 있다. 또 오메가-3 지방산은 항염증 작용이 있어서 황반변성의 발생과 관련된 안구 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렌틸콩에는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고,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과 식이섬유의 함량이 높아 심혈관 질환과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황반변성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많이 먹는 검은콩에는 렌틸보다 더 많은 불포화지방과 단백질, 식이섬유가 담겨 있다검은콩에 거부감이 있다면 강낭콩이나 팥을 활용할 수 있다. 콩과 비슷하게 황반변성에 좋은 것이 땅콩이나 캐슈넛 같은 견과류다. 견과류에는 DHA와 같은 망막신경세포막에 꼭 필요한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콩과 견과류에는 황반변성에 좋은 미네랄인 셀레니움과 아연도 풍부하다.
 
문상웅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최근 고지방·고열량의 서구식 식습관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우리 국민의 비만 지수가 높아지고 있고, 고도근시에 의한 황반변성도 많아지고 있어 최근 40~50대 중년 환자가 늘고 있다""40대부터 안과를 방문해 정기검사를 하고 도움이 되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 관련 질환을 예방하고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이 진행되면 처음에는 선이 굽게 보이다가 점차 사물의 중심이 까맣거나 빈 것처럼 보인다. 한국 노바티스 직원들이 황변변성 환자의 불편함을 체험하는 실습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한국 노바티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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