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사막에서 K-메디컬 바람 주도…첨단 설비·서비스 차별화가 무기"

박승준 UAE 힘찬 관절·척추센터장…국산 의료브랜드 첫 중동 진출
러시아·우즈벡 연내 개원 등 '메디컬 한류' 선봉…"중동 넘어 북아프리카도 진출할 것"

입력 : 2019-01-03 오전 6:00:00
산유국들이 즐비한 중동은 영화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에서 부족할 것 없는 부유한 국가로 즐겨 묘사된다하지만 다소 폐쇄적 문화와 사막이라는 지역 특성상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의료서비스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사보험 의존도가 크고 자국 전문의가 거의 없어경제력을 갖춘 환자들은 주변국이나 의료 선진국 등으로 원정치료에 나서는 실정이다국내에선 흔한 물리치료가 현지에선 정확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을 정도다이 같은 상황에서 관절전문병원으로 유명한 '힘찬병원'이 지난해 국산 의료 브랜드 최초로 아랍에미레이트(UAE) 샤르자대학병원에 관절·척추센터를 개소했다동남아와 중동 등의 지역에 위탁 형태로 국산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브랜드 자체가 진출해 전문 의료시설을 개원한 것은 처음이다현지 센터장 역할을 수행하며 중동에 '메디컬 한류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박승준 센터장을 만나 센터 소개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위탁 형태가 아닌 독자 브랜드로서의 의료시설의 해외 진출은 힘찬병원이 첫 사례다. 해외진출 배경과 더불어 샤르자 힘찬 관절·척추센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힘찬병원의 UAE 진출은 평소 한국 의료기술을 높이 평가했던 샤르자대학병원 최고경영자 알리 박사(아부다비 보건청 차관급 출신)가 지난 2017년 10월 먼저 힘찬병원에 샤르자대학병원 내 진출에 관한 제안을 하면서 이뤄졌다. 병원 측에선 우수한 국내 의료기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같은 해 12월 센터 개원에 대한 양자 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 상호간 6개월에 걸친 협의와 현장실사 후 세부 운영방안과 진행방향에 대해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당시 진행과정에서 샤르자대학병원에 적극적으로 진출을 희망한 영국의 한 병원과 함께 검토됐으나, 한국의 선진의료기술과 환자만족도가 보다 높이 평가받아 최종 선정됐다. 이후 지난해 6월 UAE 샤르자대학병원(UHS)에서 양측 관계자 100여명이 모여 '힘찬병원-UAE 샤르자대학병원 진출에 관한 합의각서(MOA)'에 최종 서명했다.
 
샤르자는 7개 도시국가로 구성된 UAE 연방국가 중 하나로 아부다비, 두바이에 이어 3번째로 크며 두바이에 인접해있는 지역이다. 샤르자대학병원 힘찬 관절·척추센터에서는 무릎, 어깨, 족부, 고관절 등을 포함한 모든 관절에 대한 외상 및 퇴행성 질환을 포함, 선천성 기형이나 소아정형외과 진료가 시행되며, 퇴행성 추간판 질환 및 척추관 협착증을 비롯한 다양한 척추 질환에 대한 치료도 제공된다. 힘찬병원은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성 높은 의료진 파견부터 다양한 영상 및 치료 장비 구비까지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소해 본격적인 진료에 나선 상태다. 
 
힘찬병원 샤르자 척추·관절센터는 국내 의료브랜드로서는 첫 해외진출 사례다. 박승준 센터장은 그동안 현지서 누릴 수 없던 첨단 장비 및 의료서비스를 센터의 강점으로 꼽았다. 사진/힘찬병원
 
국내 의료기술의 해외진출이라고 하면 동남아를 비롯한 인접국을 떠 올리기 쉽다. 왜 UAE인가.
 
UAE는 북아프리카 및 중동지역(MENA)의 중심국가로서 자국의 미래 산업으로 의료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우기 위한 시장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국과는 지난 2011년부터 UAE정부 송출환자를 한국으로 보내면서 한국의료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은 상태다. 현지 높은 의료수가 대비 낙후된 의료기술 및 서비스 환경은 시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주요 진출요인이 됐다. 특히 중동지역에서는 물리치료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어 힘찬병원의 물리치료 시스템을 접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의료 환경과 국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현지인들은 국가의 보조를 받아 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보험사가 의료수가를 결정하며 의료수가의 대부분을 보험사가 지급하고 있다. 또 의료수가가 비싸지만 보험회사의 의료행위 승인이 다소 까다로운 등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수가체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수술분과의 경우 자국민 전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도나 시리아, 레바논 등 주변국  의사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유럽이나 북미, 한국 같은 의료 선진국의 수준에 미치지 못해 많은 환자들이 태국이나 독일 등 해외로 치료를 받으러 나가는 실정이다. 한국의 의료수준은 현지에서도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어 힘찬 관절·척추센터의 오픈이 UAE 의료 환경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시술법 또는 의료시설들과 비교해 힘찬 관절·척추센터가 가진 차별점을 꼽는다면. 
 
힘찬병원은 우선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UAE 최초로 척추 및 하지 전체를 한번에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 엑스레이 전용 롱 카세트(DR based long cassette)'와 디지털 모니터를 장착한 초경량 '디지털 포터블 엑스레이(digital portable X-ray) 촬영기'를 새로 구비했다. 뿐만 아니라 샤르자 대학병원과의 긴밀한 협조로 대학병원 내 MRI 및 64채널 고해상 CT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척추 내시경 수술기구를 갖춰 UAE 내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척추 수술기술 선보이며, 초음파 기계를 이용해 진단과 보존치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외래진료실 내부는 한국 힘찬병원과 동일하게 환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했으며, 보다 상세한 설명을 위해 대형 엑스레이 모니터를 추가로 설치했다.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한 국내 의료 서비스와 함께 그동안 현지에서 누릴 수 없던 최신 설비 및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올해 중반기 개원을 목표로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지역에 종합병원 설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추가 해외국가 진출 계획은.
 
우선 상반기에 러시아 사할린에 '사할린 힘찬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관절·척추 통증클리닉을 중심으로 주사치료 및 재활·물리치료실을 중점 운영해 현지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현지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은 사할린 힘찬병원에서 치료하고, 수술이 필요한 중증환자들은 국내 힘찬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게 된다. 2층 건물의 총 200여 평으로 1층은 주사치료실, 2층은 외래진료실과 재활·물리치료실을 운영하게 된다. 운영 초기에는 한국 의료진과 물리치료사들이 투입돼 현지 의료진들을 트레이닝해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중하반기에는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힘찬병원이 개원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지역에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소유권을 인도받은 부지 약 7000평과 2500평의 3층 건물에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과, 외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등 6개 진료과와 100여 병상의 종합병원급 규모의 의료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개원에 앞서 지난해 9월부터는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국립의과대학 간호학부 3학년 학생 50여명을 대상으로 개론부터 관절·척추 질환별 물리치료, 임상실무 이론 및 실습까지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전반적인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임상경험과 운영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단독병원을 설립하고, 나아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지역(MENA) 지역의 주요 국가에도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센터장이 UAE 현지 환자를 진료 중인 모습. 연내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 병원을 개설하는 힘찬병원은향후 중동 추가 국가 및 북아프라카 진출을 계획 중이다. 사진/힘찬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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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