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과, 인보사 충격 사과…"안전성엔 문제 없어"

이우석 사장 "세포 명칭만 잘못 인지"…"한 점 의혹 없이 정도로 가겠다"

입력 : 2019-04-01 오후 3:31:09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판매 중단 조치와 관련해 공식사과하고 직접 해명했다. 비슷한 이슈가 반복되며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신뢰도 문제로 비화될 우려 속에 이 대표는 해당 신약의 안전성을 확신한다며 불끄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보사를 성원해 준 분들에게 가장 먼저 사죄드린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한 뒤 "이번 사태가 세포의 명칭을 잘못 인지해 발생하긴 했지만 개발 초기부터 지금까지 동일한 세포를 사용한 만큼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보사케이주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해 지난 2017년 국산신약 29호로 허가받은 국내 유일의 유전자 관절염치료제다. 동종유래 연골세포(1)과 세포조직을 빨리 증식하게 하는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표(2)3:1 구성으로 허가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기재한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 중 하나인 연골유래 형질전환세포가(TC)가 최근 유전자 검사의 일종인 STR 검사 수행 결과 태아신장유래세포(GP2-293세포)로 확인돼 자발적으로 유통 및 판매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초기 임상 단계인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세포 명칭의 오류를 발견한 배경에 대해 당시 연골유래세포 수용체 검사 등을 통해 TC를 연골유래세포로 판단했지만,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인보사가 미국 내 허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STR 검사를 자발적으로 진행하면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배열 검사 기술인 STR 검사가 당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막바지 임상에 이르러 여러 고객사의 세포주를 다루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공장에서 생산된 품목의 현지 최종허가를 위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오류의 정확한 배경에 대해선 현재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사태로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임상을 비롯해 마카오와 홍콩, 사우디, 동남아 등 수출 계약, 합계 1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에 대한 단기적 타격을 인정하면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선 여전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과적으로 사용된 세포의 명칭이 달라지긴 했지만, 비임상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사용된 세포 자체는 변화가 없는 만큼 의약품의 특성 역시 변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형질변환세포는 TGF-β1 유전자를 매개체일 뿐 체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세포 명칭이 바뀌더라도 근본적인 약효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때문에 회사 측은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허가 취소 등에 대한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현재 3상이 중단된 미국 임상은 상반기 내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본부장은 "첫 임상 이후 11년 동안 3548명에게 인보사가 투약됐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고, 식약처 역시 이런 부분을 감안해 판매중지 조치 속에서도 유효성과 안전성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향후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달 2주차에 세부적 STR 결과를 확보해 식약처와 협의를 거쳐, 성분 명칭 변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어 다음 달 중순에는 FDA와의 대면 미팅을 통해 향후 임상 진행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우석 대표는 "이번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윤리성이 의심받을 수 있지만 이번 입장 표명은 요구받은 것이 아닌 자발적 검사에 의한 공개"라며 "얼마나 큰 파장이 올지 알고 있지만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반칙하지 않고, 한 점 의혹 없이 정도로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우리의 참담한 일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도약에 걸림돌이 아닌 반면교사로 작용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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