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일본과 외교적 해결 소홀히 생각 안해"…여야, 회동 긍정평가(종합)

추경은 한국당 반대로 합의도출 실패…문 대통령, 황교안과 별도 대화

입력 : 2019-07-18 오후 9:54:0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그동안에 미래지향적인 한일 간의 발전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셔틀외교를 제안한 바도 있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본의 조치에 대해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부품산업 경쟁력을 높여서 자급력을, 스스로 자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든지 수입선을 다변화시킨다든지 이러한 중장기적인 해결 노력들도 하지만 당장의 외교적 해결도 소홀히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여야 대표들이 모두발언에서 주문한 '대일특사' 파견에 대해 "특사라든지 고위급 회담이라든지 이런 것이 해법이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무조건 보낸다고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협상 끝에 해결 방법으로 논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박근혜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를 언급하고 "교훈을 얻을 부분이 있다"면서 "양 정부 간에 합의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피해자들의 수용 가능성, 국민들의 공감대가 있어야 함을 교훈으로 얻었다"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피해자 수용 가능성, 국민 공감대 이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강조했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반일감정은 스스로도 갖지 있지 않다. 또한 그럴 생각도 전혀 없다"면서 정부가 실질적인 대응이 아닌 국민들의 '반일감정'만 자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 보수층의 주장에 반박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여야5당 대변인이 18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공동 발표문 낭독하며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회동은 오후 4시에 시작해 6시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예정시간을 1시간이나 넘겨 오후 7시쯤 종료됐다. 고 대변인은 "여섯 분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서로의 의견들을 개진했다"면서 "시종일관 한일관계에 대해서, 무역 조치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했고, 그 의견에 대한 또 의견을 제시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논의가 이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합의된 '범국가비상협력기구'에 대해선 “비상협력기구가 설치운영돼야 한다는 데에는 5당 대표와 문 대통령이 모두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다만 어떤 단위가, 어떻게, 몇 명으로 들어가는지는 앞으로 실무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추경 처리와 관련해서 문 대통령은 "추경에 대해서 의지를 밝혀 준다면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반대로 끝내 합의도출엔 실패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 처리를) 외면하는 한국당에 대해서는 단순히 유감스럽다 보다는 유감, 유감, 유감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아쉬워했고,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마지막까지 본회의에서 추경 처리가 이뤄졌으면 하는 문 대통령과 여야 4당의 촉구가 있었지만, 황 대표가 답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회동 종료 직후 약 1분30초간 따로 얘기를 나눴지만 했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회동에 대해 청와대와 여야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 대변인은 '회동점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함께 만난 자리에서 공동발표문까지 발표를 할 수 있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높은 점수를 줘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해찬 대표도 "공동발표문까지 채택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합의하고,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다행"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여야와 대통령 간 대화의 장이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역시 "5당 대표 회동 자체가 메시지였고 (국민들에게) 위로가 됐으리라고 본다"면서 "국제 사회에도 메시지였고, 문 대통령에게 힘 실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도 "1년 4개월 만의 만남이었기 때문에 많은 걸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아이스 브레이킹'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황교안 대표 또한 "(문 대통령이) 일본 경제 보복 사태를 외교적 노력으로 풀어야 한다는 점과 정책 대전환에 대해 동의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일본 경제 보복조치 대응을 위해 민·관·정 협력위 구성을 제안했다"면서 "여러 당 대표들도 이 부분에 공감을 표했고 공동발표문에 포함된 것처럼 범국가적 대응을 위한 비상대응기구를 설치, 운영키로 했다"면서 나름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를 마친 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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