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 혼전 속 내리막 걷는 국산 보톡스 영업이익률

메디톡스·휴젤 엎치락뒤치락…가격경쟁 심화에 전반적 하향세

입력 : 2019-11-20 오후 2:45:02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양강 메디톡스와 휴젤이 매년 엎치락뒤치락하는 영업이익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7년 첫 역전 이후 다시 추격자 입장에 선 휴젤이 경쟁사 악재와 수익성 제고를 등에 업고 또 한번 뒤집기를 노리는 상황에서 격화되는 가격 경쟁 속 전반적 업계 수익성은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 휴젤은 경쟁사인 메디톡스와의 영업이익률 경쟁에서 2년 만에 우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3분기까지 30% 중반대 영업이익률을 유지 중인 상황에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는 메디톡스에 설욕 기회를 벼르는 중이다. 
 
휴젤은 3분기 매출액 511억원, 영업이익 1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6.4%, 255%씩 증가한  수치다. 주력 품목인 보툴리눔 톡신 및 HA필러 매출 증가와 수출량 증가가 원동력이 됐다. 영업이익률은 35.6%다. 역대 최대 2분기 매출을 기록한 상반기 호실적과 더불어 연간 33.7% 영업이익률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동안 휴젤에 영업이익률 우위를 보여온 메디톡스는 올해 다소 주춤하다. 지난 1분기 35%대 영업이익률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30%가 넘는 40억원대 비용이 대웅제약과의 소송비로 사용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역시 20% 초반대로 뚝 떨어졌다. 기존 악재로 작용했던 부분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4분기에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 관측이다. 증권업계가 추산한 메디톡스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20% 초반 수준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00대 중반까지 엘러간을 비롯한 수입 제품에 의존하다 지난 2006년 국내사 최초로 '메디톡신'을 출시하며 국산 제품 시대를 열었다. 2010년 보툴렉스가 시장에 합류한 뒤 양강 체제를 유지했다. 수입 제품 대비 합리적 가격에 크게 밀리지 않는 품질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었다. 일반의약품 대비 높은 수익성은 한대 각 사에 6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나보타 시장 합류로 국산 허가 품목만 3종으로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자연스럽게 영업이익률은 점진적으로 하락했고 원조 국산 보툴리눔 톡신 업체였던 메디톡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5년 58.4%를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줄곧 하락세(2016년 54.5%, 2017년 48%, 2018년 41.6%)를 보였다. 휴젤 역시 지난 2015년 27.3%로 크게 부진한 뒤 2016~2017년 잠시 반등하는 모습(50.9%→56%)를 보이기도 했지만 지난해 다시 33%를 기록하며 예전같지 않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휴온스까지 자체 개발 품목 '리즈톡스'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경쟁은 더욱 격화된 상황이다. 휴온스 외에도 최근에만 4, 5개의 중소업체들이 제품 출시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 만큼 가격 경쟁 심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연간 2조원)이나 공식 시장만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중국만해도 2, 3개에 불과한 허가 품목을 보유한 데 반해  연간 1000억원이 조금 넘는 상황에서 4개 품목이 경쟁하는 국내 시장 구도는 출혈경쟁을 피할 수 없다"라며 "특히 미용에 치우친 국내 시장 특성상 추가 적응증 개발을 통한 차별화나 해외 시장 진출이 아니면 수익성 개선에 마땅한 해답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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