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개편·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속도…"큰 변화 긍정적"

자치경찰 확대·정보경찰 폐지 등 '경찰 권한 견제' 지적도

입력 : 2020-01-14 오후 4:14:3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법무부의 직제개편 등과 함께 국회에서 수사권 조정에 관한 법안도 통과되면서 검찰 개혁이 가속화하고 있다.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검찰에 이은 경찰 개혁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직접수사부서를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대폭 늘리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4개를 2개로 줄여 형사부 1개, 공판부 1개로 각각 전환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 1개와 외사부도 형사부로 전환된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와 과학기술범죄수사부,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 등 3개 부서도 형사부로 전환된다. 
 
이는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 대구지검, 광주지검 등 3개 청에만 특수부를 남긴 후 수원지검, 인천지검, 부산지검, 대전지검 등 4개 청의 특수부를 형사부로 전환했던 규정 개정에 이은 후속 조처다. 당시 1973년 대검찰청에 설치된 이후 약 45년간 사용됐던 특수부의 명칭도 현재의 반부패수사부로 변경됐다. 
 
직제개편은 고검검사급 검사 인사의 선결 단계인 만큼 차장·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 간부에 대한 인사도 곧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도입된 검찰 인사 규정에는 차장·부장검사의 필수 보직 기간은 1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검찰청 기구 개편, 직제 또는 정원의 변경이 있으면 인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법무부가 직접수사 부서 축소를 골자로 한 직제 개편안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층별 안내판 모습. 사진/뉴시스
 
또 이번 개정에 따라 비직제 수사단인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폐지돼 공판부로 전환되고, 기존 사건은 금융조사1·2부로 재배당된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비직제 수사 조직은 시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설치하도록 대검에 특별히 지시했다. 이로써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 규정된 검찰청의 하부 조직이 아닌 수사단, 수사팀 등 별도로 비직제 수사 조직을 설치·운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지난 13일 국회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우선 형사소송법에서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 공소제기와 공소유지에 관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195조 조항이 신설되는 등 검찰과 경찰이 수평적 관계로 새로 정립되면서 법 제정 이후 66년 만에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됐다. 또 경찰은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갖는다. 
 
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중요 범죄와 경찰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범한 범죄로 한정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의 직제개편 후에도 검찰이 직접수사를 못하는 것은 아닌데, 추가 개정으로 직접수사 축소의 단계는 어느 정도 완성된 것으로 본다"며 "개정된 규정을 시행해보고, 직접수사를 더 줄일지 추후에 검토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이 통과되면서 검찰의 기소독점은 완화됐다"면서 "수사권 조정도 완전하게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번에 개정안이 통과된 것도 의미는 있다"고 평가했다. 또 "무엇보다도 검·경의 관계가 수평적인 것이 큰 변화라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이제는 수사와 정보 기능을 분리하는 등 경찰도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자치경찰제를 확대해서 경찰에 쏠릴 수 있는 권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이날 논평에서 "사실상 독점하던 권한을 나눴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권 조정의 의미는 작지 않다"며 "이번 수사권조정을 계기로 검찰은 직접수사보다 기소와 공소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맥락에서 법무부가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강화하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며 "법무부와 검찰은 국회 결정의 취지에 따라 향후 신속하게 관련 시행령과 규칙의 제·개정, 조직 개편을 협력해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검찰의 권한은 여전히 강력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를 직접수사할 수 있게 돼 있어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한다는 취지가 얼마나 관철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강화되는 경찰 권한을 견제하기 위해 제대로 된 자치경찰제의 전면적 시행, 정보경찰의 전면 폐지, 행정경찰의 수사 개입을 막는 독립적인 수사본부의 설치 등 경찰 개혁 역시 시급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검찰청법 개정안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상정되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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