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올해만 5번째, 키움증권 전산장애 고질병

입력 : 2020-04-24 오전 6:00:00
'신규계좌 43만1천개·하루 최대 16조7천억원 약정·주식시장 점유율 23% 초과'
 
지난달 키움증권이 달성한 기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저가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 수요가 커지며 ‘동학개미운동’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증권부 백아란기자
지난 2000년 ‘국내 최초의 온라인 종합증권사’를 기치로 영업을 시작한 키움증권은 15년간 개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 강자로 군림해왔다. 실제 작년 말 개인 위탁매매 부문 시장 점유율은 30.1%로 증권업계 1위를 차지했으며, 팬데믹 우려로 증시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나홀로 웃었다.
 
키움증권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약정환산금액이 211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4% 급증하고, 기관과 외국인을 통합한 전체 주식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도 23%를 초과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자화자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늘어나는 고객에 대한 관리는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이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관련한 전산 장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키움증권 MTS와 HTS에서는 벌써 5차례나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 2월에는 현지 주문 중개시스템 오류로 중국·홍콩주식과 관련 주문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지난달에는 저점 매수를 노린 투자자가 폭증하며 일시적인 서버장애가 발생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매도가능수량이 나오지 않는 등 매매주문 관련 오류가 나타났고, 이달 21일은 국제유가의 마이너스 값을 인식 못해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 매매거래가 중단됐다.
 
지난달 국내외 주요 증권거래소에서 서킷브레이크와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키움증권 이용 고객들은 제때 대처하지 못하고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마이너스 유가로 인한 사고 또한 대다수 증권사들이 선물가격이 마이너스 가격이 되기 전에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시스템을 수정해 피해가 거의 없었던 반면 키움증권에서는 가격 입력이 되지 않아 매매가 중단됐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월물교체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키움증권 시스템 관리능력에 흠집이 생겼다.
 
키움증권 측은 시스템을 개선하고 내부 절차에 따라 피해보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전산 장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신뢰 훼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키움증권의 경우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라는 점에서 HTS, MTS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은 키움증권의 존립마저 위협할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 거래 점유율 1위 증권사'라는 타이틀은 고객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지금은 역대 최대 실적을 자랑하기보다 철저한 전산 관리와 고객에 대한 서비스부터 재점검해야 할 때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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