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이 통한다”…현대·기아차, ‘캘리그래피’ 최상위트림 추가

고객에 차별화된 가치 제공…수익성 개선 목적도 반영

입력 : 2020-05-11 오전 6:00:4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핵심 차종에 최상위 트림을 신설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플래그십 SUV ‘2020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면서 최상위 트림 ‘캘리그래피’를 신설했다. 캘리그래피에는 전용 라디에이터 및 인테이크 그릴, 휠, 스키드플레이트 등 다른 트림과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뒷좌석 수동식 도어커튼 등 다양한 편의사양도 탑재됐다.
 
캘리그래피 내장은 엠비언트 무드램프, 퀼팅 나파가죽 시트, 퀼팅 가죽으로 감싼 도어 트림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강화했다. 또한 현대차는 캘리그래피 트림을 기반으로 2열의 상품성을 강화한 스페셜 모델인 ‘VIP’도 선보였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의 내부 모습. 사진/현대차
 
VIP는 2열에서 시청 가능한 모니터 2대로 구성된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RSE)’을 비롯해 공기청정기, 냉·온장 컵홀더 등이 탑재된 2열 센터 콘솔 암레스트, 2열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등을 통해 2열 편의성을 높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더 뉴 그랜저’를 선보이면서 자사 최초로 캘리그래피 트림을 도입했다. 당시 현대차는 “캘리그래피 트림은 향후 현대차의 다른 차종에 운영될 최고급 트림”이라며 “고급스러움을 강화했을뿐 아니라 디자인 차별화로 희소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아차도 지난 7일 모하비 더 마스터의 디자인 차별화 모델인 ‘그래비티’를 출시했다. 그래비티는 기존 모하비의 최상위 트림 ‘마스터즈’를 바탕으로 고급감을 높인 게 특징이다. 기아차는 그래비티 모델에 신규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블랙 도장 20인치 휠을 기본 적용해 강인하고 당당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실내에는 부드럽고 내구성이 좋은 고급 소재인 ‘알칸타라’를 입혀 고급감을 향상시켰다. 
 
최근 출시된 모하비 더 마스터 '그래비티' 모습. 사진/기아차
 
현대·기아차가 핵심 차종의 고급화에 나선 요인으로는 우선 차별화된 가치를 선호하는 고객 층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제네시스 GV80와 신형 G80가 흥행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특히 GV80는 풀옵션을 선택하면 차량 가격이 9000만원에 육박하지만 4월에만 4000대가 넘는 실적을 거둘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반영해 현대차와 기아차도 고급화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양사에서 팰리세이드, 모하비와 GV80의 가격대나 타깃 고객층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 목적도 있다. 2020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1.5% 적용 기준 익스클루시브 트림 3497만원, 프레스티지 트림은 4047만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캘리그래피는 4567만원, VIP는 5137만원까지 상승한다.
 
그랜저 캘리그래피 내부 모습. 사진/현대차
 
모하비의 경우에도 7인승 기준 플래티넘 트림은 4712만원, 마스터지는 5182만원이지만 그래비티는 5612만원으로 올라간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큰 타격을 입고 있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이 예상한 급격한 판매량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향후 관건은 수익성이며, 자동차 업계는 판매량보다 수익성 강화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전략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이 과거에 비해 합리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는 추세”라며 “팰리세이드나 그랜저, 모하비는 인기가 높은 차종인데다가 고객에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한다면 가격 저항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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