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질병관리청 승격, 바람직한 개편방안은

신현영 의원 주도 토론회 개최…연구조직 확대·권한 강화 핵심

입력 : 2020-06-09 오후 3:47:17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질병관리청 개편의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인사와 정책, 예산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결국 승격 본연의 취지인 감염병 대응 컨트롤 타워 구축을 위한 연구기능 강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질병관리청, 바람직한 개편방안은'을 중심으로 한 주제발표와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편 방향성을 중심으로 한 주제발표에는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나섰다.
 
먼저 발표에 나선 김윤 교수는 청 산하 공중보건연구원 설립과 질병통계센터를 통한 연구 능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응용연구(진단기술개발, 백신효과 평가, 약제내성 감사, 면역도 측정)가 아닌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청 승격에 따른 해당 분야 강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권역질병관리청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앞서 도출된 정부 안은 센터급 지방 조직을 계획하고 있지만 시도별 역량 차이가 큰 만큼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지자체별 천차만별인 역량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권역청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규모 지역 확산지였던 대구·경북 사례를 교훈 삼아 권역 내 환자 수용 시스템 강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재갑 교수는 본래 취지와 부합한 질병관리청의 승격을 위해선 감염병 정책 기능강화와 연구조직 확대, 지방조직 강화, 독립된 지위 및 권한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질본의 경우 감염병 정책을 전담하는 독립된 과가 없으며, 복지부는 질병정책과가 담당한다. 이에 따라 감염병 관련 정책은 질병정책과에서 수립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담당자가 과장 또는 사무관인 만큼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감염병 정책기능을 강화하거나 해당 기능을 질본으로 이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조직 확대 차원에서는 국립보건연구원을 장기적 관점에서 보건으료 R&D 산실로 육성하고, 독립시키는 방안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직 개편에 따라 국립보건연구원이 복지부로 이관될 경우 감염병 관련 연구기능은 질병관리청에 잔존해야 하며, 신설되는 국립감염병연구소까지 이관돼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 고도화된 역학조사 수행 능력 구비를 위한 역학조사원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지방조직 강화를 위해선 권역 질병관리지방청 신설과 서울시가 계획 중인 감염병연구센터와 같은 자체 감염병 대응조직 구성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질병관리청의 독립은 형식의 문제가 아닌 연구와 지방행정조직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문제"라며 "인사권과 예산권 등 진정한 독립을 위해선 과감하게 정책 기능을 이양해 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 필요성이 확인된 질병관리청의 효율적 재탄생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질병관리청 승격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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