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여건 허락될 때 방한"…문 대통령 "코로나 안정되는 대로 보자"(종합)

'시진핑 연내 방한' 사실상 무산된 듯…문 대통령, 왕이 부장 1시간 접견

입력 : 2020-11-26 오후 7:09:03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빈방문 초청에 감사하고 여건이 허락될 때 방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한국에서 만나 뵙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통해 이와같은 내용의 구두 메시지를 전했다며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한중 정상이 '여건'(코로나 상황 안정)에 맞춰 방한시기를 조율하기로 합의하면서 당초 합의됐던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 주석은 "올해 들어 문 대통령님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고 서신을 주고받으며 깊이 소통하고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며 "특히 코로나19 방역협력과 양국 교류협력에서 세계를 선도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4시57분까지 약 1시간 동안 왕이 부장을 접견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왕이 부장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코로나 상황에서도 양국이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 또한 한중 방역 협력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양국 관계 발전을 견인해 왔던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교류가 활성화되고 양 국민들의 상호 왕래에 불편함이 없도록 양국의 관련 당국들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의 조속한 출범을 위한 중국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고, 왕이 부장은 "대통령께서 제기하신 구상을 지지하며,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왕이 부장의 전날 일본 방문을 언급하며 "코로나 위기와 유동적인 지역-국제 정세 속에서 한중일 3국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우리 정부는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이 부장은 "한국이 의장국인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면서 "중국의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를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도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도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재차 약속하고,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최근 서명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참여국들 간의 적극적 노력을 통해 11월15일 RCEP 공식 서명이 이뤄졌다"면서 "RCEP은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질서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중국 측의 계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왕이 부장은 "남북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중국 측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한중관계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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