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랠리' 현대중공업, 상승세에 찬물 끼얹는 노사 갈등

2년치 임단협 해 넘겨 답보상태
커지는 파업 리스크…대우조선 인수에도 '악영향'

입력 : 2021-01-13 오전 6:01: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중공업이 연초 선박 6척을 연이어 수주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2년치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하고 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좀처럼 결론이 나질 않고 있다.
 
12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현재 2019·2020년 임단협 6차 교섭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2020년 임단협이 시작되면서 노사는 2년치 교섭을 통합해 진행 중이며 해를 넘겼음에도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2019년 5월 주주총회장을 점거한 직원들에 내린 징계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노조는 회사가 법인을 분할하면서 현대중공업이 회사의 부채를 떠안게 되자 이를 반대하며 주총장을 점거했다. 이에 사측은 폭력 행위를 했다며 조합원 4명을 해고하고 1400여명을 징계한 바 있다. 
 
김형균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실장은 "사측이 노조 활동을 제약하는 조항을 제시하며 대화가 풀리질 않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조합으로부터 분리하고 현장의 권한을 쥐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노사는 올해 임단협까지 3년치 교섭에 돌입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해 11월 울산 본사에서 2020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갈등이 깊어지면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커진다. 노조는 아직까진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언제든 파업을 시작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에만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과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하며 7890억원 규모 주문을 받은 상태로, 파업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로 넘기기까지는 통상 2년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파업에 돌입한다고 해도 당장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불확실성이 커져 앞으로의 수주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나아가 노사 갈등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카자흐스탄·싱가포르·중국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일본의 결과가 남은 상태로 관건은 EU의 결정이다.
 
EU는 김호규 전국금속노조 위원장에게 합병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제3자 지위를 부여했기 때문에 노사 합의 없이는 인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EU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독과점을 우려하는 상황으로, 코로나19로 이유로 앞서 기업결합 심사를 세 차례나 유예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EU가 언제 결과를 발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임단협 교섭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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