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세월호 유족 원하는 진상규명 안 돼 안타깝다"(종합)

백기완 빈소 조문하고 유가족 위로…"이제는 후배들한테 맡기고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입력 : 2021-02-17 오전 11:45:15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 "정부는 특별히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다 하고 있는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규명이 속 시원하게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조문하고 고인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가슴아파했다는 유족들의 말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한)는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대부분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아울러 유족들은 백 선생이 생전에 문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었던 통일에 대한 당부 영상을 전했다. 백 선생은 "다가서는 태도, 방법 이런 것 다 환영하고 싶다. 생각대로 잘되시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한마디 해 주고 싶은 것이 있다. 한반도 문제의 평화로 가기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인 줄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섰다는 깨우침을 가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상과 함께 백 선생의 마지막 저서와 하얀 손수건이 전달됐다. 고인의 장녀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아버님은 문재인정부의 평화통일 노력에 굉장히 찬사를 보내시면서 통일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황해도가 고향이시니까, 꼭 가고 싶다고 이걸 전달해 드리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재임 중 빈소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1월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고 김복동 할머니 조문 이후 2년 만이다.
 
검정색 정장에 검정색 넥타이, 마스크를 착용한 문 대통령은 빈소에 도착해 묵념 후 영정 앞에 국화를 놓았고, 고인에게 술잔을 올린 후 절을 했다. 이어 고인의 부인 김정숙씨와 딸 원담·미담·현담, 아들 일씨 등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아버님하고는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꽤 나누었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하고 그랬었다"며 고인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장남 백일씨는 고인이 남북관계와 세월호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살아생전에 뵈었으면 더 좋은 말씀해 주셨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이제는 후배들한테 맡기고 훨훨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다"고 고인을 거듭 추모했다. 
문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조문해 고인에게 술을 올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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