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강공 드라이브'

유럽·중국·미국 등 글로벌 최대 시장 현지화 전략 확대 움직임
"물류대란에 수출도 '막막'…빠른 현지화 통해 시장 선점해야"

입력 : 2021-05-13 오전 6:01:06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그룹이 전세계 곳곳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비롯해 기존 모델 생산 확대와 브랜드 입지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 G80 사진/현대차그룹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유럽, 중국, 미국 등 주요 거점 지역 생산 공장을 새로 가동하거나 신차 현지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브랜드를 출범한 지 5년여 만에 유럽 진출을 선언했다. 제네시스는 다음달부터 독일, 영국, 스위스를 시작으로 유럽 각국에서 차량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그룹 최초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인기도 예사롭지 않다. 아이오닉5의 누적 계약 대수는 4만2000여대에 달하며 유럽에서만 사전예약 하루 만에 3000대가 완판됐다.
 
유럽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현대차그룹은 현지 공장 생산 물량 확보를 최우선과제로 삼은 모양새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 슈사리(Shuashary) 소재 공장의 보수 공사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GM으로부터 해당 공장을 사들인 바 있다.
 
슈사리 공장은 GM의 초기 투자액만 3억 달러(약 3356억원)에 달했으며 연간 1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던 생산 시설이다. 최근에는 공장 외벽 GM을 현대로 바꾸는 등 전반적인 공장 정상화 준비에 돌입하면서 유럽 생산 물량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해당 공장이 가동된다면 그룹사간 시너지도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위아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 24만 대 규모의 승용차 엔진 공장을 짓고 있어서다. 완공 예정 시기는 오는 10월이다.
 
중국에서는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해외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광저우  20만7000㎡(6.3만평) 규모 부지에 연료전지시스템공장과 혁신센터 등이 들어서는 'HTWO 광저우'를 설립한다.
 
'HTWO'는 Hydrogen(하이드로겐)과 Humanity(휴머니티)의 합성어로 '인류를 위한 수소'란 뜻이 담겼다. 완공 시점 기준 연간 생산목표는 총 6500기로 현대차그룹은 향후 중국 시장 상황과 중앙 정부 정책을 고려해 공급물량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그룹 총수인 정의선 회장이 직접 미국 출장길에 올라 일주일 간 미국 현지 법인들의 판매 전략을 점검하고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출장에서 정 회장이 미국에서의 전기차 현지화 전략을 검토하고 돌아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등 친환경 확산 정책에 따른 판매 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따르면 관용차량은 부품 현지화 비중이 50% 이상이 돼야 한다. 이는 미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이 없는 현대차그룹에게는 부정적 요소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현지화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작년 말부터 운임비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생산해서 해외로 보내는 것 조차 큰 부담인게 현실"이라며 "언제 물류대란이 정상화될지도 모르고 우선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는 것에 최선이기에 현지화에 적극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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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