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분기 '깜짝 실적'…반도체·가전 호조(종합)

삼성, 매출 63조 '역대 최대'…영업익 53% 증가
LG, 분기 연속 영업익 1조 달성…매출 17조원

입력 : 2021-07-07 오후 2:43:56
 
 
[뉴스토마토 김광연·최유라 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나란히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각각 반도체와 가전 부문에 선전한 게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3.65% 감소, 영업이익은 33.26%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94%, 영업이익은 53.37% 증가했다.
 
11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업계 전망치보다 약 1조5000억원이 더 많은 성적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영업이익의 경우 10조9741억원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이번에 삼성이 사업본부별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반도체 부문의 선전이 호실적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라인 단전과 단수에 따른 생산 차질 사태를 빚었던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의 정상화가 이번 실적에 어느 정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기업간 거래가격이 오른 것도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D램 PC향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MHz)의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26.7% 늘어난 3.8달러였고 4월 낸드플래시 가격도 전월 대비 8.57% 오른 4.56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호조 덕분에 2분기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최대 7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여파 등으로 인해 DS 부문에서 다소 부진한 영업이익 3조3700억원을 기록한 1분기 성적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디스플레이(DP) 부문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 등의 영향에 따라 호실적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애플)로부터 받은 일회성 보상금 약 5000억원이 회계처리에 반영된 것도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생활가전 판매 호조로 12년 만에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128억원으로, 지난 1분기(1조5166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09년(1조1330억원) 이후 12년만이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5% 증가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1조1237억원으로 전망했다. 실제 실적은 이를 소폭 하회하는 결과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한 17조1101억원으로 역대 2분기 최고 기록을 깼다. 
 
증권가에서는 호실적 배경으로 가전 사업을 꼽는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 수요가 지속되면서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신가전이 판매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하절기를 맞아 에어컨, 제습기 등 계절가전 수요 증가도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원 중반대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이로써 LG전자는 경쟁사인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1분기에 월풀을 5000억원 앞선 가운데 2분기에도 1조원 이상 격차를 벌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TV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TV 등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본부가 2016년 이후 5년만에 매출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장을 총괄하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는 완성차 업체의 수요 회복으로 1조900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와 마그나가 함께 설립하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이 1일 물적분할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VS사업부는 올 하반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또 휴대폰 사업을 철수한 것도 호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2015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며 5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7월말부로 사업을 종료함에 따라 2분기부터는 휴대폰 사업 영업손실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는 '중단영업손실'로 처리됐다. 
 
LG전자는 가전 호조에 힘입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연간 매출은 70조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도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광연·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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