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세에 '세자릿수' 언제쯤…전문가 "치료제 나와야 가능"

확진자 감소는커녕 더욱 늘어날 것…대비책 필요
거리두기 강화 능사 아냐…새 방역 시스템 고민할 때
"델타에 준한 방역 체계로의 전환 필요하다"

입력 : 2021-08-18 오후 5:51:06
[뉴스토마토 김충범·동지훈·정서윤 기자] 하루 신규 확진자가 43일 연속 네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방역당국의 '확진자 수 900명 이하 감소' 목표에서 더욱 멀어지는 분위기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휴가철 이동을 막지 못하고 거리두기 통제에만 골몰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8월말 600명대로 확진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공언했으나 세자릿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1000명 아래로 떨어지기 위해서는 집단 면역 후 치료제가 나와야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18일 <뉴스토마토>가 감염병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종합하면, '일일 신규확진자 세자릿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000명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000명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해외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록 다운(봉쇄 조치)에 준하는 대책이 나오기 전까진 기대하기 힘든 일"이라며 "앞으로 백신 접종이 70~80% 정도 진행되고 치료제가 나올 때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세 자릿수 진입은 매우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확진자 수가 정체 속에 천천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델타 변이 확산세가 거세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피로감도 상당하다. 거리두기 강화보다는 2차 접종률을 끌어올려 중증 환자 발생을 막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수 증감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며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거리두기 강화가 필요한데, 정부가 이를 결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경제적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료 체계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면 당연히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부가 선택할 사안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확진자 수 급증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무리한 거리두기보다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방역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천은미 교수는 "델타에 준한 방역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달 델타 변이에 따른 확진자 입원률은 전월 대비 3배가량 늘었다. 그만큼 중증자가 3배 증가했다는 이야기"라며 "현재 상태로는 확산세가 천천히 오르는 것 같이 보이지만, 변이 여파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집단면역 형성을 강조하는데, 초기에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면역원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지금처럼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집단면역 형성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령층 등 고위험군 2차 접종을 바르게 마무리하고 변이 바이러스 대응 정책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확진자 수에 집중하지 말고 중환자 발생을 줄이고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 사망자가 생기지 않고 의료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8일 <뉴스토마토>가 감염병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종합하면, '일일 신규확진자 세자릿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000명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충범·동지훈·정서윤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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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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