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장동' 압박하려다 정책노선 '흔들'

정책기조는 민간투자 활성화·규제 완화로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장동 두고는 '민간 이익 왜 환수 못했냐"…이재명 "민간 불로소득 모두 환수" 역공

입력 : 2021-09-23 오후 4:27:14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를 압박하려다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최대 정책 실패 사례로 '부동산'을 꼽고, 집권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급 확대, 민간투자 규제 완화 등을 정책 기조로 삼았었다. 그런데 대장동 개발사업에 있어서만은 공공이익을 내세우면서 되레 민간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추석 민심을 이 후보와 대장동 특혜를 연결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 연휴가 끝난 23일에는 국민의당과 공조해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등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특검·국조 요구서를 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대장동 사업은 사업선정 과정과 사업구조, 수익배분 등에서 많은 의혹을 낳고 있다"며 몸통으로 이 후보를 지목했다.
 
국민의힘은 그간 이번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후보와 민간 개발업자가 유착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비리임을 주장해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22일 "이재명 전 성남시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김만배 전 기자는 화천대유·천화동인·성남의뜰이라는 희대의 투자구조를 만들어 무려 11만%가 넘는 엄청난 수익률을 올린 당사자 또는 그 악마적 기획의 중심에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고 몰아붙였다. 당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홍준표 후보도 이 후보와 대장동 의혹을 연결시키며 공세를 이끌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는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투자와 이를 통한 이익을 문제 삼다 보니, 개발로 인한 민간 수익이 죄악시돼 자칫 민간투자를 옥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 빈 틈을 파고들었다. 그는 22일 "앞으로 토지 개발 인·허가권을 행사해서 생기는 불로소득 개발이익을 완전히 정부 차원에서 환수하는 장치를 만들고, 불로소득을 환수할 국가기관을 별도 설치하는 등 단순한 인·허가에 따른 불로소득은 민간이 가질 수 없도록 공공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해 국민에게 100% 돌려드리는 '개발이익 국민환수제'를 도입할 때 본인들의 기존 주장을 철회하지 마시고 적극 협조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공격 프레임을 잘못 설정했다"며 "이 후보가 성남시장 때 대장동 개발에 공공개발을 접목하는 식으로 민간투자를 억제했고, 수익 5500억원을 공산당처럼 가져갔는데 '앞으로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부동산시장 다 죽는다' 이렇게 했어야 시장 위축을 우려한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러면 앞으로 야당과 보수언론은 '부동산 개발 규제 없애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오히려 난처해진 쪽은 국민의 힘"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6대 부동산 정상화 대책'을 발표, "각종 규제로 멈췄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해 기존 도심을 고밀도 개발로 추진하겠다"며 "안전진단 기준 조정,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과도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현실화 등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각 대선주자들도 공급 확대, 규제 완화로 대표되는 부동산 정책을 통해 집값을 잡고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고 앞다퉈 비슷한 공약들을 내놨다. 
 
이 같은 국민의힘 갈지자 행보에 대해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명박·박근혜정부, 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부동산정책 기조는 민영화, 민간개발 확대였고 이것이 가장 명확히 드러난 게 4대강 사업이었다"면서 "국민의힘으로서는 기존 정책노선과 혼선이 불가피하지만, '이재명 때리기'로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22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긴급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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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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