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홍준표·유승민, 'PK 당심' 잡기…원희룡은 '이재명 때리기'

윤석열, 대장동 봐주기 의혹엔 "영남 국민들이 잘 판단할 것"
홍준표 "경선은 '클린 대 더티' 구도…'윤'으론 이재명 못 이겨"
유승민 "윤석열·홍존표 도덕성 피장파장…이재명 잡을 사람은 나"
원희룡, 유튜브서 '이재명 국감' 겨냥한 방송 진행…중도층 공략

입력 : 2021-10-18 오후 6:05:16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윤석열·홍준표·유승민 후보가 18일 부산·울산·경남(PK) 민심잡기에 나섰다. 이날 오후 부산에서 열리는 경선 TV토론회 참석을 위한 PK행이었으나 4명의 예비후보들은 각자 차별화된 방식으로 한 표를 호소했다. 윤·유 후보는 불심(佛心) 잡기에 집중하면서 지지를 호소했으며, 홍 후보는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부산 민심을 파고들었다. 반면 원희룡 후보는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는 전략을 폈다. PK 민심보다 중도층을 먼저 공략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 들러 삼보사찰 천리순례 회향식에 참석했다. 통도사에서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절에서 만난 스님와 신자들에게 합장하거나 일일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 살뜰히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대웅전에서 삼배를 올린 후 성파 방장스님 등 원로 스님들과 15분 정도 비공개로 환담도 했다.
 
윤 후보가 통도사를 찾은 건 최근 제기된 '무속 논란'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천공스승 멘토 논란과 손바닥 '임금 왕(王)자' 시비에 시달리면서 대선후보가 무속신앙에 몰두한다는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무속 논란은 국민의힘 경선 TV토론회에서 경쟁자인 홍·유 후보 등이 윤 후보를 공격하는 단골소재일 정도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윤 후보가 최근들어 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거나 사찰을 찾아 합장을 하는 행보를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18일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열린 삼보사찰 천리순례 회향식에 참석해 스님들과 합장을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후보는 통도사에선 다소 말을 아꼈지만 오후에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에 대해 거침없이 반박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부산장애인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선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윤 후보가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대장동 대출과 관련 봐주기식 수사를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물귀신 작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윤 후보는 "무너진 법과 상식을 제대로 세울 수 있는지 그동안 쭉 봐왔기에 영남지역 국민들은 잘 판단하리라 믿는다"면서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홍 후보는 부산에서 '도덕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클린(clean) 대 더티(dirty)' 프레임을 부각했다.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자당 윤 후보와 민주당 이 후보를 동시에 겨냥하겠다는 양수겸장 전략인 셈이다.
 
홍 후보는 부산시당에서 열린 '당원이 묻고 홍준표가 답하다'에 출연해 "경선 구도를 '클린 대 더티'로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 후보 측에서 윤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배경엔 윤 후보와 대선을 해야 대장동 비리가 묻힐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고도의 전략"이라고 민심에 호소했다. 
 
홍 후보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의 대선후보가 되면) 역대 대선 사상 처음으로 여야 후보가 똑같이 범죄에 연루되고 범죄 혐의를 받게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고,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사람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가야지만 민주당의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다"면서 "온갖 비리에 연루된 사람이 나가면 '범죄자 대선'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유 후보는 윤 후보와 마찬가지로 오전 통도사를 방문해 불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다만 두 후보가 방문 시간이 달라 조우하진 않았다. 유 후보는 오후엔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부·울·경 제조업 강화 등 지역공약을 제시하면서 민심 공략에 주력했다.
 
유 후보는 기자회견에선 "대선후보가 되면 청와대에 찾아가 대장동 의혹 특검과 국정조사를 압박하겠다"면서 여권 후보를 대적할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그는 윤·홍 후보를 겨냥해 "윤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과 부인·장모 사건으로, 홍 후보는 처남과 본인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결국 깨끗하고 당당한 후보는 유승민"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는 경선 전략에 관한 질문엔 "일반 국민의 마음을 잡으면 막바지 당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어떻게 (민주당)이 후보를 잡을 수 있는지 설명하면 많은 분께서 저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원 후보는 부·울·경 민심잡기보단 유튜브채널에서 '원희룡의 이재명 압송작전 올데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이재명 때리기'에 주력했다. 이날 이 후보가 출석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감을 겨냥한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30%에 달한다는 수치가 나온 만큼 여권 대선주자인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바짝 쥐어 중도층 민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원 후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방탄국감'을 증명하듯 (경기도 국감은) 민주당 소속 서영교 행안위원장의 엄호 속에 치러졌다"고 촌평했다. 그는 "국감에서 이 후보는 국민 무시의 끝을 보여줬다"며 "하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대장동 특혜가 그분에 의해 설계됐고 측근들이 국민재산을 약탈한 사건으로 이해하고 계신다"고 재차 각을 세웠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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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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