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뉴삼성' 인사제도 개편…전무-부사장 직급 통합한다

직급별 체류기간 폐지·사내 FA 제도 도입

입력 : 2021-11-29 오전 11:09:44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뉴삼성' 행보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전무 직급을 없애고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해 임원 직급 단계를 축소하는 한편 '사내 FA(Free-Agent)' 제도를 도입해 임직원 역량 향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29일 △승격제도 △양성제도 △평가제도를 중심으로 한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번 인사제도 혁신안은 2022년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제도는 이 부회장이 직접 챙긴 사안으로 뉴삼성 기조에 맞춰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사제도 혁신은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고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와 터전을 마련하며 △상호 협력과 소통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설정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선,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과감히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할 수 있는 삼성형 Fast-Track을 구현한다. '부사장·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 임원 직급단계를 과감히 축소하는 동시에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을 폐지해 젊고 유능한 경영자를 조기 배출할 수 있는 기반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직원 승격의 기본 조건이었던 '직급별 표준체류기간'을 폐지하는 대신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한 '승격세션'을 도입한다. 
 
고령화, 인구절벽 등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의 가치가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우수인력이 정년 이후에도 지속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도 추가한다.
 
회사 인트라넷에 표기된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하고 매년 3월 진행되던 공식 승격자 발표도 폐지한다. 추가로 상호 존중과 배려의 문화 확산을 위해 사내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상호 존댓말 사용'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인재제일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터전 마련할 계획이다. 사내 FA 제도를 도입해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자격을 공식 부여해 다양한 직무경험을 통한 역량향상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국내 및 해외법인의 젊은 우수인력을 선발해 일정기간 상호 교환근무를 실시하는 'STEP 제도'를 신규 도입해 차세대 글로벌 리더 후보군을 양성한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을 마련해 복직시 연착륙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주요 거점에 공유 오피스를 설치하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근무환경 구축을 위해 카페·도서관형 사내 자율근무존을 마련하는 등 'Work From Anywhere 정책'도 도입한다. 
 
이어 회사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성과관리체제를 전면 도입, 상호 협력과 소통을 이끌어 내고 조직 시너지를 창출한다. '엄격한 상대평가' 방식에서 성과에 따라 누구나 상위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다만 고성과자에 대한 인정과 동기부여를 위해 최상위 평가는 기존과 동일하게 10% 이내로 운영할 예정이다. 
 
부서원들의 성과창출을 지원하고 업무를 통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부서장과 업무 진행에 대해 상시 협의하는 '수시 피드백'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부서장 한 명에 의해 이뤄지는 기존 평가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임직원간 협업을 장려하기 위해 '피어(Peer)리뷰'를 시범 도입하고, 일반적인 동료평가가 갖는 부작용이 없도록 등급 부여 없이 협업 기여도를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앞서 지난 2016년 직급 단순화를 골자로 하는 제도 개편을 실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기존 7단계의 수직적인 직급 단계를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른 4단계의 경력개발 단계로 변경하고, 직원간 호칭도 '~님' 또는 '~프로'로 바꾼 바 있다. 
 
삼성은 국내 다른 기업들이 공채 제도를 폐지하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주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뜻에 따라 공채 제도를 앞으로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며 젊은이들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며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기회, 꿈과 희망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자율 출근제'를 도입해 일률적인 출퇴근 시간 적용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이 육아 등 개인 사정과 시간 활용 계획에 따라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고 2012년에는 이를 확대해 '자율 출퇴근제'로 발전시켰다. 2018년에는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직원들이 보다 자율적이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은 지난 10월 고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아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며 '뉴삼성' 구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같은 의지에 따라 이 부회장은 다양한 분야의 직원들과 소규모 간담회를 연달아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지난해 7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임직원들을 비롯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원 △스마트공장 근무 직원 등을 직접 현장에서 만났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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