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더 센놈이 왔다'…오미크론, 차단 속도가 관건

다섯 번째 우려 변이 지정…델타 전파력 앞지를 듯
"원천 봉쇄 어렵지만 유입 차단하고 시간 벌어야"

입력 : 2021-11-29 오후 4:20:10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지정하면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해외 유입을 차단해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WH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변이의 일종인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우려 변이는 바이러스 변이체 중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높은 단계로 '관심 변이(variant of interest)'보다 한 계단 높다. WHO는 오미크론을 포함해 △알파 △베타 △감마 △델타를 우려 변이로 묶었다.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원해 △홍콩 △벨기에 △체코 △이스라엘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호주 △덴마크 △캐나다 등 세계 각지로 퍼졌다.
 
바이러스 특성을 보면 다른 우려 변이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고 백신으로 인한 예방효과도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델타와 비교하면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에 비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가 2배 더 많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 부분에 해당하는 부위다. 백신이 투여되면 이 부분의 체내 결합을 막는데, 변이가 심하면 예방효과도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 정확한 감염력과 백신 회피 능력은 2~3주간 분석이 이뤄져야 알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주 안에 남아공이나 영국에서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며 "기존 백신을 접종한 뒤 2~3주 지난 시점의 혈청이 보관돼 있으니 바이러스 중화능력 시험을 진행하면 백신의 오미크론 예방효과를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를 보면 델타는 16개, 오미크론은 32개인 데다 항체와 결합하는 첨단 부분의 변이도 델타는 2개인 반면 오미크론은 10개"라며 "기존 백신이 부분적으로 효과는 내겠지만 델타 변이에 비해 예방효과는 낮을 수 있다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부연했다.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하바롭스크 발 항공기를 이용한 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국내 유입 시 5차 대유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남아공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감염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몇 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지 나타내는 지수)가 1.93으로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높다. 환자 한 명이 다른 두 명에게 전파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나라에선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오미크론 전파를 원천 봉쇄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유입될 것이고 지금도 이미 들어온 상태일지도 모른다"라며 "침투력과 백신 회피 능력, 중증도 발생률 등 다른 나라에서 자료가 나올 예정이라 해외 자료를 얻으면서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그러면서 해외 유입 차단으로 1차 저지선을 마련하고 이후 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당국은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을 방역강화국가, 위험국가, 격리면제 제외 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그는 "아프리카 8개 국가를 포함해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보고된 홍콩, 네덜란드 등의 국가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입국심사를 해야 한다"라며 "유입을 최대한 늦춘 뒤 오미크론 감염자를 중심으로 어떻게 역학조사를 하고 확산을 차단할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해외 정보를 획득하면서 진단검사나 백신 관련 준비를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발생 국가에 대한 검역 강화에 대해서는 "오미크론 발생 보고가 빨리 됐기 때문에 자세한 역학 데이터가 나오기까지 2~3주의 시간이 걸린다"라며 "다른 나라에서도 오미크론 환자 비율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으면 적합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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