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배터리-자동차 '합종연횡' 본격화…눈치싸움 치열

투자 비용 줄이고 안정적 공급망 확보
대규모 비용 발생에…IPO 돌파구 될까

입력 : 2021-12-27 오후 4:10:46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배터리사와 완성차업체와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합작사를 설립해 배터리를 생산하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돼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배터리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와의 합작법인 '얼티엠셀즈'의 오하이오 1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공장 생산량은 연간 35GWh 규모로 내년 초 가동에 돌입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셀즈에 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80GWh(기가와트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1GWh가 2만대 분량을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시 160만대에 달하는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폴란드, 중국 등의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해 2025년까지 430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의 투자규모를 기존 60GWh에서 129GWh로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SK온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SK온은 블루오벌SK 등을 포함해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시켜 나갈 예정이다.
 
삼성SDI(006400)는 지난 10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내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2025년부터 연간 기준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며 해당 공장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40GWh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은 국내 울산을 비롯해 헝가리, 중국 서안까지 총 4곳으로 확대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제작사와 배터리회사가 협력한다는 것은 제작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 안정화를 노릴 수 있고 배터리 제작사 입장에서는 각종 화재나 안전성 문제에 대해 대비할 수 있다"며 "판매처도 확보와 더불어 되고 상호 'Win-Win' 관계를 형성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들은 투자금 마련을 위한 눈치싸움도 벌이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이같은 배터리 사업 확대를 위한 추가 자금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이들이 선택한 자금 확보 방식은 IPO(기업 공개)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삼성SDI를 제외하고는 양사 모두 비상장사인 상황이다. 따라서 그간 성공적인 IPO를 위해 준비해왔으나 최근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면서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간 현대차 코나EV, GM 볼트 등의 배터리 화재 사태로 인한 대규모 비용을 지불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EV 화재 위험성에 따른 현대차의 리콜 결정에 따라 지난해 6900억원을 판매보증 충당부채로 반영했다. 올해도 GM의 볼트EV 리콜 결정에 따른 분담금 약 7147억원을 반기 및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이 볼트EV에 존재하는 결함의 공개 및 적절한 수리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GM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피고로 추가된 상태다. 따라서 충당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내달 진행되는 IPO를 통한 '실탄' 마련이 시급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다음달 11일과 12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18일과 19일 일반청약을 받고 같은달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2조75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SK온도 마찬가지다. SK온은 JP모건과 도이치증권을 주관사로 하는 프리IPO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IPO는 회사가 앞으로 몇 년 이내 상장을 약속하고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해 미리 일정 자금을 미리 유치하는 방식이다. 프리 IPO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시장에서 예상하는 기업가치 30조~35조원의 10% 수준이다. 본격적인 유치 절차는 내년 초 진행될 전망이다.
 
SK온은 SK-LG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 대한 합의금 2조원 중 1조원의 로열티 지급금이 남아있다. 오는 2023년부터 연간 글로벌 배터리 판매 매출에 대해서 상호 계약한 방식에 따라 2023년 말 현재가치 기준으로 총 1조원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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