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당일 'SMS 선거운동' 처벌 옛 선거법 조항 합헌"

"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 아니야"…5대 4 합헌

입력 : 2021-12-27 오후 5:44:55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선거 당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한 옛 공직선거법 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전선거운동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가 아니라 선거 당일 선거운동 처벌 조항에 대한 첫 위헌여부 판단이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7일 강길선 전 경남 진주시의원이 해당 법조항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헌법재판소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기간 제한 없이 선거운동을 무한정 허용할 경우 선거관리 곤란에 따른 부정행위 발생을 막기 어렵고, 후보자간 무리한 경쟁이 장기화 돼 사회경제적 손실 뿐만 아니라 경제력 차이에 따른 후보간 불공평, 신입 후보의 기회 박탈의 결과 등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해당 조항은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선거일 선거운동은 유권자의 선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이때 무분별한 문자메시지 등으로 경쟁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 등이 이어질 경우 유권자가 선거일 당일에 평온과 냉정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 규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당일에도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한 일정한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으나, 이는 투표 독려 행위와 선거운동 사이의 구별이 모호한 데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결국, 해당조항은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석태·이은애·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오히려 유권자가 왜곡되지 않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하는 결과를 초래해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재판관 등은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을 예외 없이 전면 금지하는 것은 후보자를 알릴 기회 뿐만 아니라 선거 전일 제기된 경쟁 후보자 측 의혹제기 등에 반박할 기회를 전면 차단해 유권자가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통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진작하는 것은 민주적 정치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해당 조항으로 얻을 수 있는 선거 공정성은 명백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한 반면, 선거일 선거운동을 전면 금지함으로써 제한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어 결국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고 밝혔다.
 
강 전 의원은 20대 총선 투표 당일 진주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선거구민들에게 보낸 혐의로 기소돼 1, 2신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강 전 의원은 대법원 상고 중 선거당일 문자메시지로 선거운동한 자를 처벌하도록한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옛 공직선거법 254조 1항은 선거일에 투표마감시각 전까지 선거운동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했다. 그러나 이후 법이 2017년 2월8일자로 개정되면서 선거 당일에도 문자메시지나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됐다.
 
한편, 헌재는 이 사건에서 선거범죄로 형을 선고받은 사람에게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266조가 위헌이라는 주장은 헌법소원은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각하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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