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뺏기면 대선승리 없다'…이재명, 새해부터 1박2일 부산행(종합)

부산신항·스마트빌리지서 "균형발전·경제성장"강조
부인 김혜경씨·송영길 대표도 봉하 찾아 노무현 묘역 참배

입력 : 2022-01-02 오후 1:42:00
[부산=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새해 첫 날을 부산에서 맞이했다. 각종 연말·신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앞질렀지만, 이는 골든크로스가 아닌 상대 부진에 따른 데드크로스로 판단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다. 무엇보다 부산·울산·경남(PK)를 국민의힘에 내주면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부산에서 경제성장과 균형발전을 강조, 지지를 호소했다. 부인 김혜경씨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송영길 대표도 부산을 돌며 힘을 보탰다. 
 
이 후보는 지난 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부산과 양산 등 PK를 찾았다. 1일엔 수출 전초기지 부산신항을 방문해 부산항만공사와 신항사업소, 홍보관 등을 둘러봤다. 이 후보는 부산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 선도국가로 나아가는 데 부산이 가지는 의미가 각별하고 상징성이 매우 높다"면서 "부산은 세계적 항만을 갖췄는데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고 철도를 내륙으로 연결하면 진정한 의미의 '트라이포트'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극화 해소와 균형발전, 지역경제 활성화가 국가적 과제인데, 부산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서 PK 경제도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새해 첫 지역방문 일정으로 부산시 강서구 신항로의 부산신항을 방문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날 오전에는 부산 강서구의 스마트빌리지를 찾았다. 이곳은 2018년 부산이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지정되면서 조성된 스마트주택 단지다. 이 후보가 이곳을 찾은 건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에 적극 대응, 궁극적으로 균형발전을 이루고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는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에 스마트시티가 들어선 건 고무적"이라며 "영화나 만화로만 보던 게 현실이 됐는데, 스마트시티가 전역으로 넓어져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번 일정에서 경남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불심 잡기에도 힘을 쏟았다. 정청래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의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것에 불교계가 거세게 항의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이 후보는 또 '부산 민주할매'로 불린 고 정정수 여사 빈소를 조문해 지역 민주진보 인사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고인은 민주화 시위 현장마다 빼놓지 않고 찾았던 부산 시민들의 자랑이다. 
 
이 후보가 새해 첫 날부터 부산을 찾은 건 PK의 상징성 때문이다. 국민의힘 주요 지지기반 중 하나인 동시에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교두보다. 민주당이 배출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도 PK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다. 이 후보와 민주당으로선 수도권 다음으로 가장 인구가 많은 PK를 야당에 내주면 전국 표 대결에서 승리를 얻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부산시 강서구 엘코델타 스마트시티 내 스마트빌리지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새해 PK 공략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까지 합세했다. 김씨는 1일 오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김씨는 방명록에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의지를 이어받아 사람 사는 세상을 함께 걸어가겠습니다"고 적었고, 권 여사와는 30분 정도 만나 새해 인사 등을 나눴다. 김씨는 권 여사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새해 첫날 여사님을 모시고 떡국을 따뜻하게 같이 하고 싶어서 뵈러 왔다"며 "권 여사님이 격려 말씀도 해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권 여사는 김씨에게 "좋은 소식(대선 승리)으로 5월에 꼭 다시 뵙길 기원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송 대표도 1일 오후 봉하마을과 정정수 여사 빈소를 찾아 민주진영 결집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송 표의 이날 방문은 사전에 예고된 것이 아니었다. 이 후보의 PK 공략에 힘을 보태고자 송 대표가 급하게 일정을 변경해 내려갔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정정수 여사 빈소에서 이 후보를 만나 "부·울·경에서 민주당의 불꽃을 다시 틔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산=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병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