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우주청'에 놀랐나…윤석열, 방사청 대전 이전 추진

대전 기반 지역은행 설립 약속…"과학의 수도, 4차산업특별시"
"충남·대전은 각별한 곳, 선조 500년 동안 살아"

입력 : 2022-01-21 오후 5:15:24
[대전=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앞서 경남을 방문해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신설하겠다고 발표하자, 과학의 도시를 자처하는 대전 민심이 흔들리자 내놓은 대책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21일 대전시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대전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4차산업혁명과 국방혁신 4.0에 맞춰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국방에 도입하는 것 또한 매우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과학 수도 대전에 방위사업청을 이전하겠다. 세종으로 옮기는 중소벤처기업부 자리에 방사청을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계룡 3군사령부, 국방과학연구소, 민간 국방과학단지, 항공우주연구원 등을 합쳐 방사청까지 이전하면 이 지역이 우리나라 국방과학 기술의 요람이 될 것이고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가 21일 대전시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대전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윤 후보는 방사청 이전으로 대전 지역에 국방과학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 설명했지만, 이날 발언은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신설하겠다는 그의 경남 공약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14일 경남 방문 당시 항공우주청 신설을 경남 공약에 포함했다. 그러자 대전 지역에서는 과학기술의 도시인 대전에 항공우주청을 설치해야 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날 대전 선대위 행사장 밖에서는 항공우주청의 대전 설립을 촉구하는 1인 피켓 시위가 있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에 윤 후보는 선대위 행사 이후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대전 대덕구는 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있어 방사청을 이전하게 되면 이쪽은 연구·기술개발 중심으로 하고, 경남 항공우주청은 기획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후보가 21일 대전시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윤 후보는 또다른 지역 공약으로 이날 대전 지역은행 설립도 발표했다. 그는 대전을 '4차산업특별시'로 육성하겠다며 △중원 신산업벨트 구축 △대전·세종 경제자유구역 지정 △대전산업단지 청년창업 기지화 등을 공약에 포함했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정부의 재정투자도 중요하지만, 이 자금을 매개할 대형 금융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중심의 지역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친과 조부 모두 충청 출신인 윤 후보는 대전 선대위에서 '충청의 아들'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제게 충청과 대전은 각별한 곳이다. 저희 선조가 500년을 논산과 공주에서 사셨고, 저도 오래전에 논산에서 기관장으로 근무하고 또 대전에서도 근무했다"며 "어렵고 힘들 때마다 제게 기운을 북돋아 준 곳이다. 정치 선언 이후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이 대전"이라고 말해 충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대전은 대한민국 중심으로, 대전의 선택이 대한민국 국민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전시민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셔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퇴출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만드는데, 대전이 그 중심 돼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전=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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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