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일부 카드사, 당국 설득에도 금융데이터 등록 외면

데이터 등록 금융사에 인센티브 제공 등 고려

입력 : 2022-03-01 오전 6:00:00
 
(사진=금융데이터거래소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오늘도 금융사들을 만나 데이터 등록을 설득하고 오는 길입니다.”(금융보안원 관계자)
 
금융위원회가 금융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금융데이터 거래소 참여를 두고 일부 금융사들이 여전히 미온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신용카드사는 동록한 데이터가 한 건도 없었다.
 
28일 금융보안원에 따르면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데이터 상품 중 약 54%, 거래 데이터 중 약 67%가 신용카드사 데이터지만, 이는 일부 카드사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현대카드는 데이터 등록이 0건이었다. 지난해 1000만 회원을 확보하며 전업카드사 가운데 ‘빅4’로 분류되는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또 다른 전업 카드사인 롯데카드는 5건을 등록했고, 우리카드 12건, 하나카드 15건, BC카드 2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계 카드사인 NH농협카드는 지난 23일까지 총 1건이었다가 24일 ‘지역화폐 소비현황 분석 데이터’를 등록하면서 총 2건이 됐다.
 
일부 카드사가 데이터 등록에 미온적으로 나오면서 금융보안원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김철웅 금융보안원장은 이달 21일 출범 2년을 기념해 “금융산업과 시장의 니즈(수요)를 반영하고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맞춰 데이터 유통·활용 종합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보안원 관계자들은 금융사들을 직접 만나 데이터등록 활성화 동참을 독려했지만, 일부 카드사의 소극적인 모습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아직 데이터 거래시장이 초기”라면서도 “지속해서 데이터 등록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카드사가 등록에 미온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업 전략이 노출될 것에 부담이 따른다”라며 “그동안에도 거래소 없이 거래하고 있어 새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카드를 제외한 다른 대형사들은 금융데이터거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카드사는 데이터 판매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거래소를 유통 플랫폼으로 삼는 모습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빅데이터 실적을 꼽을 때 금융데이터거래소 실적을 빼놓지 않고 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5월 금융데이터거래소를 시범 운영할 당시 65개의 유·무상 판매 데이터는 현재 148개로 늘었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도 각각 189개, 118개 등록해두고 활발한 협상과 거래에 나서고 있다. 
 
금융보안원은 타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금융데이터거래소 활성화 방안을 재차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과거 (금융사 간) 직접 거래에서 거래소를 통한 거래로 변화에 익숙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거래소를 통한 인센티브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호 기자 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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