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LH 보험 입찰에 손보사 '짬짜미'…공기업인스컨설팅 등 '검찰고발'

KB손해보험·공기업인스컨설팅 '담합 주도'
KB손해보험·삼성화재보험 등 17억 처벌

입력 : 2022-04-2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보험 입찰에 KB손해보험 등 8개 손해보험사와 공기업인스컨설팅이 짬짜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쟁 손보사를 들러리로 세우거나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담합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한 KB손해보험 등 8개 손해보험사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17억6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또 담합을 주도한 KB손해보험과 인스컨설팅 및 해당 법인 임직원 3명에 대해서도 검찰고발을 결정했다.
 
 
표는 업체별 조치 내역(단위: 백만원).(표=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내용을 보면 KB손해보험 등 8개 손보사가 담합한 건은 지난 2017년 LH가 발주한 임대주택 등 재산종합보험 및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 입찰이었다.
 
당시 KB손해보험은 2017년 11월 포항지진으로 약 1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자 이를 만회하고자 인스컨설팅과 담합을 실행했다. 임대주택 등 재산종합보험 입찰에서 KB손해보험과 인스컨설팅은 삼성화재보험을 들러리로 섭외하고, 한화손해보험 및 흥국화재보험에는 입찰에 불참시켰다.
 
대신 그 대가로 삼성화재보험과 한화손해보험에는 낙찰예정자인 KB공동수급체 지분 일부를 코리안리(재보험사)를 경유해 재재보험으로 인수하도록 했다. 보험가액이 큰 경우 원수보험사는 재보험에, 재보험사는 재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또 MG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은 삼성화재보험이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입찰담합에 가담했다.
 
입찰 결과 KB공동수급체가 낙찰받은 금액은 2017년에 비해 약 4.3배가 높아졌고 설계가 대비 투찰률은 2017년 49.9%에서 2018년 93.0%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LH가 2016년부터 재산종합보험입찰을 통합해 실시한 이래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KB손해보험과 인스컨설팅은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입찰에서 한화손해보험 및 메리츠화재보험을 입찰에 불참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KB공동수급체 지분 일부를 배정해 주는 방식으로 담합을 실행했다.
 
MG손해보험도 한화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보험이 입찰에 불참하는 대신 지분을 배정받기로 한 사실을 인지하고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입찰담합에 가담했다.
 
입찰 결과 또다시 KB공동수급체가 낙찰됐지만 낙찰금액은 2017년에 비해 약 2.5배, 설계가 대비 투찰률은 2017년 57.6%에서 2018년 93.7%로 상승했다.
 
심지어 MG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보험 및 삼성화재보험에 KB공동수급체의 지분을 비공식적으로 배정하기 위해 LH의 청약서 및 보험증권을 위조하기도 했다.
 
장혜림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이번 조치는 보험사들이 들러리 및 입찰 불참 대가로 재재보험을 인수하도록 하거나 청약서를 위조해 지분을 배정하는 방법으로 담합 대가를 제공하는 형태의 담합행위를 적발한 데 의의가 있다"며 "보험과 관련한 다양한 형태의 입찰담합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한 KB손해보험 등 8개 손해보험사에 시정명령 및 총 17억6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KB손해보험사.(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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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