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아낌 없이 쓰는 시몬스, 왜?

지난해 광고선전비 301억원…전체 매출의 9.9%

입력 : 2022-05-12 오후 3:27:21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난해 주요 가구업체들의 광고선전비를 비교한 결과 시몬스가 301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광고선전비 비중도 가장 높았다.
 
(그래픽=토마토미디어)
 
<뉴스토마토>가 주요 가구업체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200억원이 넘는 광고선전비를 사용한 곳은 4곳이었다. 이 가운데 시몬스는 301억원으로 300억원을 넘었고 이어 에이스침대, 한샘, 일룸(슬로우, 데스커 포함) 순이었다. 이케아코리아의 경우 2021 회계연도가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31일로, 이 기간 총 143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사용했다.
 
광고선전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도 시몬스로, 시몬스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전체 매출액 3054억원의 9.9%를 차지했다. 에이스침대의 광고선전비 비중 역시 8.5%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일룸의 광고선전비 비중이 6.4%로 뒤를 이었고 이케아코리아는 2.1%, 한샘은 1.2%였다.
 
전년 대비 광고선전비 증가율은 일룸이 25.5%로 가장 높았다. 시몬스의 광고선전비 증가율은 13.0%, 에이스침대는 5.7%였다. 반면 한샘의 광고선전비는 0.7% 줄었고, 이케아코리아의 광고선전비는 전년 대비 32.0%나 감소했다.
 
시몬스는 그동안 ‘침대 없는 침대 광고’와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 등 파격 행보를 하며 혁신적인 브랜딩 전략을 펴왔다. 기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콘셉트와 시대정신을 반영한 메시지로 신선함을 추구하고 있다. 경쟁업체에서도 시몬스의 광고 경쟁력은 인정할 정도다.
 
특히 올해 시몬스가 선보인 브랜드 캠페인 ‘오들리 새티스파잉 비디오(Oddly Satisfying Video)’는 ‘멍 때리기’를 주제로 하는 디지털 아트 형식으로 전개돼 이목을 끌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힐링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 이 캠페인 영상은 공개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누적 조회수 2000만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몬스는 TV보다 유튜브 채널에 먼저 브랜드 캠페인 영상을 공개한 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이후에 일반 대중에게 캠페인을 노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오프라인에선 신사동 가로수길·압구정동·청담동 일대 도산대로 1.6km미터 반경에 설치된 11개의 옥외 디지털 빌보드로 플랫폼을 확장했다.
 
더불어 청담동에 문 연 소셜라이징 프로젝트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과 경기도 이천의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해오고 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의 경우 하루 평균 방문객이 500여명, 굿즈 판매액은 월 평균 7000만~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몬스가 막대한 비용을 들이며 이같은 파격 실험을 하는 이유는 미래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시몬스는 평균 교체 주기가 매우 긴 침대 재화의 특성을 감안해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애착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지금 당장 침대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평소 쌓인 시몬스에 대한 호감이 나중에 시몬스 제품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인테리어나 집 꾸미기에 관심을 갖는 연령이 10~20대까지 어려지면서 가구업체들이 팝업스토어나 바이럴 영상 등 MZ(밀레니얼+Z)세대에게 관심을 끌 만한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다”며 “10대, 20대가 나중에 성장해서 구매 고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도라고 본다. 사고 싶은 브랜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구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광고 채널이 다변화된 가운데, 기존에는 제품 판매량 확대를 위한 목적으로 광고를 진행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광고까지 그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가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가구업계의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앞으로 회사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 경쟁도 점차 과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변소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