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전자, 경영권 승계로 오버행 우려 불식

'김상면→김찬용' 경영권 승계 '지렛대'…자회사 나노테크
2대주주 미래안코리아, 실질적 주인은 김찬용 사장
"수광티티아이인수, 자화전자와 사업적 시너지 기대"

입력 : 2022-05-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애플 부품 공급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던 자화전자(033240)가 본격적 경영권 승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신주 발행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도 불식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된 신주의 실질적 주인이 김상면 자화전자 회장의 아들인 김찬용 자화전자 사장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자화전자의 비상장 자회사인 나노테크가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비상장사 미래안코리아가 자화전자의 지분 9.43%를 확보해 자화전자 2대주주에 올랐다. 미래안코리아는 최근 자화전자가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한 수광티티아이의 최대주주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자화전자는 수광티티아이와 주식교환·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수광티티아이 주식 1주당 자화전자 주식 48.58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수광티티아이는 산업용테이프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주식의 53%를 미래안코리아가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7% 자기주식으로 이뤄져 있다. 수광티티아이는 이번 주식교환에서 자기주식을 소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미래안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3만8344주 자화전자 주식 186만2748주로 전환됐으며, 수광티티아이는 자화전자의 100% 자회사가 됐다.
 
이번 주식교환으로 발행된 신주 수량이 자화전자 발행주식 총수의 9.43%에 달하는 만큼 일각에선 해당 주식이 시장에 출회되는 오버행 우려가 나왔다. 다만, 미래앤코리아가 보유한 주식이 시장에 출회되는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안코리아의 실질적 주인이 김상면 자화전자 회장의 아들인 김찬용 자화전자 사장이기 때문이다.
 
김찬용 사장은 자화전자 자회사인 나노테크의 주인이다. 지분 76.09%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더할 경우 지분율은 100%다. 그런데 나노테크는 미래안코리아 지분 46.15%를 보유하고 있다. 자화전자 역시 미래안코리아 지분 14.8%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안코리아의 실질적 주인이 김찬용 사장인 셈이다. 즉, ‘자화전자→나노테크→미래안코리아→자화전자’의 순환출자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상면 회장은 자화전자 주식 22.77%를 보유하고 있다. 김찬용 사장은 직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없지만, 나노테크를 통해 지분 6.43%를 보유 중이며, 담보로 8%를 갖고 있다. 여기에 미래안코리아 지분(9.43%) 중 나노테크 소유 지분 4.35%를 더할 경우 18.78%의 지분권 행사가 가능하다.
(표=뉴스토마토)
 
결국 김상면 회장이 가업 승계를 위해 보유 지분을 직접 증여하는 대신 아들소유의 회사를 활용한 우회승계를 택한 것이다.
 
자화전자 관계자는 “본격적인 승계 시점을 예측하긴 힘들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며 “최대한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승계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식 교환등의 방식을 이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안코리아 지분 대부분을 나노테크와 자화전자가 보유(70%가량)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에 물량이 크게 풀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때 보유주식을 증여하게되면 세율이 50%에 이른다”면서 “최대주주 보유 지분이 높을수록 막대한 세금이 부과되는데, 코스닥 상장사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 주식 맞교환이나 비상장사 계열사를 지분 확보는 지분승계로 인한 증여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화전자는 이번 수광티티아이 인수로 양사 간 사업적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화전자 관계자는 “수광티티아이의 경우 휴대폰 부품 관련 테이프에서 매출 대부분이 발행하고 있고, 자화전자 역시 휴대폰 부품과 자동차 쪽 사업을 하고 있다”며 “최대주주의 지분적인 부분도 있지만,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화전자는 최근 애플 전용 부품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자화전자는 카메라 모듈 부품사업 신규시설에 191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는데, 작년 말 언론에 보도된 ‘경북 구미의 애플 전용 부품 공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자화전자는 이곳에서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되는 손 떨림 보정 부품(OIS)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자화전자가 ‘제2의 비에이치’로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에이치(090460)는 애플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1년 반 만에 주가가 10배가량 뛰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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