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 ‘상도형’이 컨소 무산 막았다고 해”

“곽상도가 돈 달라 하니 김만배가 테이블 치며 화 내”

입력 : 2022-05-25 오후 3:40:3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청탁을 받고 50억원을 받은 것이라는 법정 증언이 재차 나왔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설계자로 불리는 정영학 회계사에 이어 남욱 변호사도 김씨가 곽 의원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6회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변론에서 분리돼 증인석에 앉은 남 변호사를 향해 “호반건설이 제안한 그랜드 컨소시엄에 관해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남 변호사는 “용어는 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처음 알게 됐다”며 “김씨에게서 호반건설 회장이 하나은행 회장을 만나 자기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자고 했는데 곽상도 의원이 이를 막아줬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은 걸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직접 얘기해서 해결했다고 들었느냐”고 재차 묻자, 남 변호사는 “김씨 사무실에 모여서 김씨가 ‘큰일날 뻔했다, 호반건설 회장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제안해서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상도형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해서 그걸 막아줬기에 우리가 선정될 수 있었다’고 얘기하길래 제가 ‘아 그랬느냐’고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또 국내에 머물던 당시 김씨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상도형은 아들내미 줬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를 통해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준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말도 기억한다고도 진술했다. 검찰은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곽 전 의원과 김씨가 다투게 된 경위에 관해 질문했고,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이 돈을 달라고 했는데 김씨가 당장 못 준다고 답하며 실랑이가 있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가 테이블을 손으로 치면서 ‘돈이 없는데 어쩌라는 거야’라고 반말로 말했다”고 회상했다.
 
재판부가 당시 곽 전 의원의 반응이 어땠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은 화를 내지는 않고 달래는 느낌으로 뭐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반응이었다”고 답변했다.
 
곽 전 의원은 김씨에게서 대가성 뇌물 50억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줄곧 부인해왔다. 그러나 별도로 열리는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재생된 ‘정영학 녹취록’ 녹음파일에서는 김씨가 정 회계사와의 대화 중 “50개 나갈 사람 세어줄게”라며 곽 전 의원을 비롯해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인물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 회계사도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서 대가성 뇌물을 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남 변호사 역시 같은 취지로 진술하며 곽 전 의원의 뇌물 수수 정황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곽 전 의원은 김씨의 청탁을 받고 대가성 뇌물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되는 걸 막아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를 통해 자금을 건네받았다는 내용이다.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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