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 "아이들, 산업 발전 도구 아냐"

정부 '반도체 인재 양성' 중심 교육정책 비판
"교육 퇴행 우려…'성적 줄 세우기', 국가 품격 안 맞아"
3기 출범준비위 가동…"다양성·공존교육 비전 제시"

입력 : 2022-06-15 오전 10:42:53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3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권위주의 시대 훈육 중심 학교 문화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현 정부의 산업 인재 양성 중심의 교육 정책을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1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3기 출범 준비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육계를 비롯해 사회 각층에서 교육 퇴행, 역진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학생들은 다양한 배움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발 연대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닦달하고 성적만으로 줄 세우게 하진 않을까 걱정한다"며 "(이는)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 교육, 특히 서울교육의 품격에는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정책에 강 드라이브를 건 것에 대해선 "학생은 산업 발전 도구가 아니"라며 "산업 인재 양성으로 교육의 목표가 협소화하거나 도구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직업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기술 역량을 충분히 개발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저는 더 질 높은 공교육으로 나아가겠다"며 "질 높은 공교육 구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출범 준비 기간 동안 더욱 정교화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3기 출범 준비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지영 기자)
 
선거 기간 내내 질 높은 공교육을 강조한 조 교육감은 이날 3기 출범준비위원회의 이름을 '공존교육 전환위원회'라고 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지낸 반상진 교수가 출범준비위 위원장을 맡았다. 서울 교육을 넘어 국가적 교육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존교육 전환자문단'도 꾸린다는 목표다. 자문단은 10개 분과위원회와 1개 특별위원회, 1개 추진단으로 구성했다. 준비위는 다양성, 공존을 중시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서울교육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돌봄과 방과후학교 강화와 학력저하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한다.
 
10개 분과는 구체적으로 △교육회복 증진 △KB 수업평가 혁신 △미래교육 △혁신교육 다양화 △통합적 교육복지 △학교 안과 밖을 아우르는 교육지원시스템 추진 △돌봄 및 방과후학교 발전 △시민과 협치 △민주적 행정 거버넌스 △미래 의제 발굴이다.
 
이날 조 교육감은 선거 기간 경쟁했던 모든 후보와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겠다고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들과)미래교육 원탁회의를 열겠다"며 "미래교육 원탁회에서 모인 목소리를 반영해 보완적 혁신, 통합적 혁신안을 만들어 혁신교육이 지덕체를 모두 보듬는 종합적인 대안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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