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두 번째 발사가 또 한 번 연기됐다. 발사대 기립 후 점검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는데 조립동으로 발사체를 이송해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향후 발사 일정은 미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에 대한 발사 전 점검을 실시하던 중 센서 이상이 발견됨에 따라 16일 발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당초 누리호는 14일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된 후 15일 오후 발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사 현장 인근의 기상 악화로 이송을 포함한 전 일정이 하루씩 순연됐다. 

 

 

이날 발사체종합조립동을 떠나 발사대로 이송된 누리호는 기립 및 전기적 체결 후 각 단별로 센서 점검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1단부 산화제 탱크의 레벨 센서 신호에서 이상이 감지됐다. 레벨 센서는 산화제탱크 내의 산화제 충전 수위를 측정하는 센서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날 오후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후 2시경 발사대에서의 점검 작업 수행 과정에서 산화제 탱크 센서에 비정상적 수치가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다"며 "현장에서 원인 파악을 시도했으나 기립이 된 상태에서는 확인하는 것이 어려워 발사 준비 진행이 불가능 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발사체를 (발사대에서) 다시 내려서 조립동으로 이송한 뒤 점검·보완 과정이 필요하다"며 "점검창을 통해 1차 원인을 규명하고 추가 보완 작업을 거친 후 향후 발사 일정을 확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누리호의 발사 일정은 불투명해졌다. 센서 이상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것이라면 발사 예비기간(16~23일) 이내에 추가 시도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발사 가능일을 다시 설정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발사 예비일 안에 추가 일정을 잡기 어려워지면 예비 통보를 취소하고 발사일을 재설정해 국제사회에 알리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고 본부장은 "센서 자체의 오류일 수도 있고 센서를 연결하는 케이블 등의 문제일 수도 있다"며 "어느 부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가에 따라 일정이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립동으로 이송한 누리호를 1차적으로 점검창을 열어 확인작업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단순히 부품 교체의 문제로 끝나지 않으면 장비 탈골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복잡하게 손을 봐야 하는 문제라면 다소 긴 시일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누리호는 이날 오후 5시 열린 발사관리위원회에서 발사 취소가 결정된 후 조립동으로 이송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발사가 미뤄지면서 나로우주센터 인근에 내려진 육·해·공 통제도 해제됐다. 

 

이상율 항우연 원장은 "(발사관리위원회에서) 여러 관심이 많았던 사안이라 그대로 진행하는 것도 검토했다"면서도 "안전을 생각하고 보다 확실한 방법을 찾기 위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려 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운을 뗀 그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우주 공간에 우리가 만든 위성을 보내기 위해 노력해왔기에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좋은 성과를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흥=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