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내부점검 개시…"가을까지 연기 바라지 않아"

1단 인터탱크 점검창 개방…17일 오전까지 방향 결정

입력 : 2022-06-16 오후 8:27:5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가 취소된 누리호의 센서 이상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내부 점검을 개시했다.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만큼 향후 일정은 여전히 안갯 속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브리핑에서 "1단 인터탱크 점검창을 개방하고 그 내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터탱크는 누리호 1단 내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 사이의 공간으로, 사람이 직접 들어가 설비를 점검할 수 있는 '점검창'이 마련돼 있다. 
 
15일 밤 발사체 조립동으로 재이송 된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우연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점검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오후 2시50분에는 점검창에 접근했다. 기술진은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 연결부에 장착돼 있는 '터미널 박스'와 주변의 전기선을 우선 점검하고 있다. 
 
항우연은 이날 중으로 탱크 연결부 쪽의 설비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향후 작업 방향을 17일 오전 중으로는 결정할 방침이다. 
 
고 본부장은 "특별히 이상 있는 부분이 확인되면 교체하거나 보완하는 시도를 하게된다"며 "이 부분을 점검해도 문제가 없으면 산화제 탱크에 장착된 레벨센서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교체작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호처리 부위나 전기 배선의 문제일 경우 점검창을 열어 비교적 간단히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센서 자체가 문제일 경우에는 센서에 접근하기 위해 탱크를 열어야 한다. 이 경우 탱크를 열기 위해 1단과 2단을 분리하는 고난도 작업이 필요하다. 1단과 2단 사이에는 비행 중 분리를 위한 화약류가 장착돼 있어 시간을 충분히 갖고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누리호는 발사 예정 하루 전인 지난 15일 발사대에 기립·고정 작업을 마친 후 엄빌리칼 설비를 연결해 전기 부품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산화제 탱크 레벨 센서 이상을 확인했다. 레벨 센서는 누리호 1단 산화제 탱크 뚜껑에 달린 설비로, 산화제인 액체산소의 충전 수위를 계측하는 역할을 한다. 센서가 나타내는 신호 값이 기립 과정에서 바뀌어야 정상이지만 이 센서의 신호가 계속 일정한 값을 나타내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기술진은 현장에서 문제 원인을 파악하려 했으나 기립 상태에서는 접근이 불가하다고 판단, 조립동으로 이송해 문제 부위와 원인을 규명하기로 결정했다. 누리호는 15일 밤 10시30분 조립동으로의 이송이 완료됐다. 
 
본격적인 원인 분석 작업이 이제 시작된 만큼 향후 발사 일정은 여전히 미정이다. 항우연은 당초 발사 예정일로 설정한 15일 외에 16~23일을 발사 예비기간으로 잡아놨지만, 이 안에 발사 수행이 어렵다면 날짜를 다시 정해 국제 사회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더욱이 6월 말부터는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이어지는 기상 변수가 많아져 올 여름을 넘겨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본부장은 "가을까지의 지연은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장기간의 기상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장마를 피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급한 것은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어서 어떻게 보완을 해야 될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한 작업이 끝나야 (발사 일정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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