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골골대는 디즈니·넷플릭스…판 키우는 K-OTT

사업부진에 목표주가 낮아지는 디즈니·넷플릭스…국내서도 둔화
국내 OTT 사업자들 통합·콘텐츠 확대 본격화
"진정한 경쟁 지금부터 시작"…정책적 뒷받침도 필요

입력 : 2022-07-18 오후 3:36:4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대표 주자인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가입자 둔화가 2분기에도 지속됐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영향력 약화는 국내시장에서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반면 국내 OTT업체들은 통합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익스클루시브 콘텐츠 등을 확대하며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OTT업체들의 경쟁력이 입증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세제지원과 자율 등급제 실시 등 정부의 지원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는 최근 넷플릭스의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했다. 오는 19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355달러에서 198달러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유지했다. 디즈니플러스를 서비스 하고있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다음달 10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디즈니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유지로 유지했지만,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130달러에서 12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OTT들의 영향력 약화는 국내 시장에서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콘텐츠가 약한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속도가 더딘 모습이며, 넷플릭스도 '오징어게임' 열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가입자 확대가 둔화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2만명이던 디즈니플러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월 말 166만명으로 줄었다. 넷플릭스 역시 지난 5월 MAU가 1125만명이었는데, 지난해 10월(1288만명)에 비해서는 163만명 감소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디즈니플러스 광고가 상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국내 업체들은 판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CJ ENM(035760) 티빙과 KT(030200) 시즌은 통합을 결정했다. 오는 12월1일이 통합 예정일로, 콘텐츠의 다다익선과 국내 2위 이동통신사업자와의 OTT 협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킨다는 목표다. 앞서 SK텔레콤(017670)의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푹이 연대해 웨이브로 출범했듯 OTT와 통신서비스 연계로 세 불리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웨이브도 이에 대적하기 위해 콘텐츠 규모를 지속해서 늘리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올해에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30편 이상 선보이겠다고 밝힌 만큼 하반기에도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부문에서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워너미디어와 손잡고 HBO맥스 콘텐츠를 국내에 독점 수급하는 방향도 논의 중이다. 특히 워너미디어의 OTT인 HBO맥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웨이브에 싣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콘텐츠 전략과 수급,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이태현 대표 직속으로 전략·수급·투자 조직을 재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을 국내 OTT의 경쟁력이 증명되는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입증이 되고 있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며 "(글로벌 OTT들과의) 진정한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 국내 OTT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자율 등급제 실시를 위한 법 개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세제지원과 자율 등급제 실시를 위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은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부처 합의안으로 발의한 이후 법안소위 심사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돼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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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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