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e심 상용화 시대 열린다…이통사 막바지 채비 분주

입력 : 2022-07-18 오후 5:35:4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가 오는 9월부터 스마트폰에 내장된 'e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 상용화를 예고한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시스템 업데이트 등 막바지 준비에 분주하다. e심의 도입으로 소비자는 스마트폰 1대로 전화번호 2개를 쓸 수 있어 편익이 증진될 것으로 보이나 기존 유심 대비 보안 취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시스템 업데이트 작업에 한창이다. e심이 상용화되면 단말기 하나에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가 두 개가 부여돼 내부 시스템에 적용하려면 전반적으로 전산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이통사는 IMEI 하나만 분실·신고해도 모두 분실·도난 처리해 다른 IMEI도 정지되도록 연동하는 한편, 분실·도난된 단말기의 IMEI를 파악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음 달에 출시되는 삼성전자(005930)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4와 갤럭시 Z 플립4에는 기존의 물리적 유심(USIM·범용가입자식별모듈)을 꽂는 슬롯 외에도 e심(eSIM) 기능이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듀얼 심 단말기를 해외 시장에 출시했으나 국내에서는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e심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았다.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 12·13은 듀얼심 형태를 지원해 e심이 상용화되면 즉시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국내에서는 e심 모듈이 내장되지 않은 스마트폰이 다수인 만큼 스마트폰 교체 주기에 맞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유심의 정의에 소프트웨어 방식의 e심을 포괄하는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 개정을 마쳤다. 아울러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선택약정할인) 혜택 제공 기준(고시)' 개정안을 통해 각 심을 기준으로 가입자에 대한 중복 요금할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e심이 도입되면 우선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번호와 가입 사업자를 유지하면서 용도를 분리 사용하고, 복수 요금할인이 가능해 소비자 편익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통사는 유심 판매 감소와 고객 이탈,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하락 등을 이유로 e심 도입에 미온적이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e심 상용화를 계속 검토하고 있었으나 기존 시스템을 모두 손봐야해서 강력한 동인이 없으면 사실상 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단말기와 요금제를 묶어서 기본 2년 이상 사용자를 확보해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ARPU)을 유지했던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나 상용화 전 시점이라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물리 유심을 팔아서 통신사에 수익이 남는 구조가 아니며, e심도 다운로드 비용이 매번 발생해 소비자 체감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소프트웨어로 구현된 e심 도입에 따른 보안 문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이통사들은 지속적으로 보안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통신3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e심 서버 모니터링 시스템과 같은 보안사고 대응 체계 구축할 방침이다. e심을 개통하려면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통신사 시스템 보안을 거쳐서 발급되기 때문에 해킹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서울 중구의 한 휴대폰 매장.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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