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원숭이두창 비상사태…전문가 "충분히 대처 가능"

WHO,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미국도 발령 검토
"백신·치료제 확보해 충분히 대처"…"박멸보다 관리 목표"

입력 : 2022-07-26 오후 4:06:40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원숭이두창이 세력권이 세계 각지로 넓어지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미국도 자체 비상사태 발령을 검토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에선 기존 대응체계가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위험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꾸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열린 원숭이두창 위기평가 회의 결과 위기경보 단계가 '주의'로 유지됐다.
 
이번 회의는 지난 23일 WHO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WHO는 최근 일주일 새 신규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서는 등 원숭이두창 유행이 가속화하자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경계 선언이다. WHO가 비상사태를 발령하면 회원국에 한해 출입국 제한 등의 보건 조치도 요구할 수 있다.
 
국내 원숭이두창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 등을 분석·평가한 결과 위기경보 단계가 '주의'로 유지되면서 검역 조치와 검사·진단, 백신·치료제 공급 등 기존 원숭이두창 대응체계도 동일하게 운영된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던 풍토병으로 지난 5월 영국에서 확진 사례가 보고된 뒤 세계 각지로 확산 중이다. WHO 통계를 보면 지금까지 75개 국가에서 1만6000명 이상이 원숭이두창에 걸렸다.
 
우리나라에선 지난달 22일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왔다. 독일에서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은 이 확진자는 7일간 격리한 뒤 퇴원했다. 이후 국내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2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모니터에 나오는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치명률이 낮은 점을 언급하면서 위험도는 높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여러 경로를 통해 확산할 우려는 남아있어 유행 규모를 조절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자연 치유가 가능해 생각만큼 치사율이 높지 않다고 봐도 된다"며 "아프리카에서 치사율이 최대 10%까지 나온 것은 의료 환경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천은미 교수는 또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보통 통증이 문제가 되는데 통증이나 염증, 합병증은 일반 병원에서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선 확산 위험이 높지 않지만 확산하더라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있으니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언됐는데, WHO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WHO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할 당시 유행 규모와 치명률에 대한 위원들 간의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정재훈 교수는 국내 의료 인프라를 감안하면 원숭이두창 대응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완전 박멸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우리나라 공중보건 역량에서 코로나19가 차지하는 부분이 더 크다"며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전파 특성 자체가 달라 대응이 어렵진 않겠지만 근절이나 박멸이 목표가 되기보다는 관리가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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