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폭염까지…배추·시금치·파 등 장바구니 물가 '들썩'

생활물가지수 7.9%↑…올 들어 매월 상승세
장마·폭염 여파에 작황 악화…채소류 가격 급등
농식품부, 배추·무 등 비축 추진…"물가 안정 나설 것"
공급 측면 제외해도 물가 압력 잔존…"고물가 이어질 듯"

입력 : 2022-08-02 오후 4:50:47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체감 물가·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가 8%에 육박하면서 매월 가팔라지는 고물가 현실이 고착되는 분위기다. 식품지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장마·폭염 여파로 배추, 시금치, 대파 등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추석을 앞둔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시름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10.91(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7.9% 급등했다. 또 상승 폭은 작년(3.5%) 대비 4.4%포인트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란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을 말한다. 때문에 체감 물가·장바구니 물가로 통한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주로 구입하는 품목이나 생필품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서민들의 물가 체감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한 지수로 평가받는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4.6%에서 올해 1월 4.1%로 오름폭이 다소 둔화한 바 있다. 2월까지는 4.1%로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3월 5%를 기록한 이후 4월 5.7%, 5월 6.7%, 6월 7.4%로 오름폭이 매월 가팔라지는 추세다.
 
이 중 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8%로 치솟았다. 식품이외지수는 7.3% 상승했다. 또 같은 기간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올랐다. 또 상승폭은 지난해 7월 식품지수(4.4%), 식품이외지수(2.9%),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3.2%) 대비 각각 4.4%포인트, 4.4%포인트, 3.8%포인트 올랐다.
 
생활물가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곡물 등의 공급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봄철 가뭄에 이어 최근 장마, 폭염 등 영향으로 작황이 크게 악화하면서 배추, 대파 등 채소류 가격이 평년에 비해 뛴 점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도매 가격 기준으로 배추 가격은 이달 1일 10㎏이 2만700원으로 1개월 전 1만625원보다 무려 2배가량 상승했다. 시금치 가격은 4㎏이 3만7020원으로 1개월 전 3만3095원보다 4000원 가깝게 상승했다. 대파 가격은 1㎏당 2266원으로 한달 새 206원 올랐다.
 
또 수박은 1개 단위로 지난달 1만8345원에서 이달 1일 2만6520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토마토는 5㎏이 1만291원에서 2만580원을 기록했다. 새우는 2㎏이 2만6295원에서 2만8020원, 갈치는 1㎏이 1만7200원에서 1만8600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높아지면서 공급 측면 상승 요인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농축산물 수급 문제로 밥상물가 불안이 이어지면서 정부도 물가 안정에 나선다는 입장이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과 추석 성수기 수급 불안에 대비해 배추, 무, 감자, 양파 등의 비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 감소가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신규 공급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수급상황실장)은 "정부가 이미 발표한 민생안정 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이 밖에 추가적인 대책도 함께 추진하는 등 국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업무보고를 통해 "예년보다 이른 추석에 대비해 밥상물가 안정과 필수 생계비 경감 내용을 담은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조기에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물가를 둘러싼 변수가 많아 높은 물가 상승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 수요 측 물가 압력 증대 등으로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경로 상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태풍·폭염 등 여름철 기상 여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지표를 수요와 공급으로 나눠서 보는데,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이 낮지 않은 편"이라며 "에너지와 곡물 가격의 공급 측면을 제외하더라도 물가 상승의 압력이 있어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10.91(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7.9% 급등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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