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도 '친윤'…입지 좁아지는 '비윤' 검사들

'기수파괴' 아니라지만 선배 기수들 '압박'
"총장 지명 지연, 한동훈 장관 검찰 장악 시간 준 셈"
검찰 내부 "잡는다고 남아있기 쉽지 않을 듯"

입력 : 2022-08-18 오후 6:17:35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이변은 없었다. 결국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차장검사가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낙점됐다.
 
검찰 내부에선 김후곤(25기) 서울고검장과 여환섭(24기) 법무연수원장에 대한 후한 평가가 나왔지만 예상대로 이 차장이 총장 후보자로 최종 낙점됐다. 일각에서 김 고검장과 여 원장이 검찰 내 선후배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고 편중 인사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선택지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두 사람은 ‘비윤’으로 분류되는데다 한동훈(27기) 장관 보다 기수가 높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더 많았다.
 
또한 한 장관과 연수원 동기인 이 후보자는 그동안 총장 직무대리 자격으로 검찰 인사 과정에 직접 관여한 만큼 이른바 ‘총장 패싱’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이다.
 
다만 한 장관이 직전 김오수(20기) 검찰총장 보다 7기수 아래인 이 차장을 윤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서 검찰 내 ‘기수 역전’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자 보다 선배인 26기 이상 검사들은 현재 15명이다.
 
이미 앞선 검찰 인사로 대규모 사직행렬이 이뤄져 현재 남아있는 간부 상당수는 자리를 지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사실상 26기 이상 간부들은 스스로 용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한 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아무래도 24, 25, 26기 선배검사들이 또 다시 많이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한 장관과 이 차장이) 조직 안정성 차원에서 (사표를) 만류하겠지만 그렇게 잡는다고 해서 남아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 아닌가 싶다”며 “이 후보자가 추후 총장 입장에서 조직 안정을 위해 (윗 기수에게) 머물러 달라고 요청하겠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도 “전임인 김오수 전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 20기인데 이 차장은 27기로 검찰의 연소화가 우려된다”며 “아무래도 윗 기수들은 (검찰에) 남을지 말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한 로스쿨 교수는 “아무리 여 원장이나 김 고검장이 후배들 신임을 받고 있다 해도 (윤 대통령입장에서는) 그들 보단 자기 사람을 앉히고 싶었을 것”이라면서 “이 후보자가 현 정부 입장에선 적임자인데 임명을 너무 늦게 했다. 아무래도 한 장관이 검찰을 완전히 장악할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 임명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차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분리) 시행 이후 다음달 중순에나 검찰총장으로 정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총장 공백 기간이 역대 최장(채동욱 전 검찰총장 취임까지 124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야당의 대응이 변수다.
 
이 차장은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때부터 윤 대통령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검사다. 특히 2016~201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뒤 구속했다. 이후 이 사건을 당시 대전고검 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박영수 국정농단 특검에서 받아 조사했다.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때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했다가 2020년 수원고검 차장을 거쳐 지난해 제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난 5월 한 장관 취임 직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는 대검 차장검사로 영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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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