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 5개월 연속 감소…생산·투자도 동반하락

소매판매 전월비 0.3% 하락…5개월 연속 감소
전산업생산 0.3% 하락…광공업 1.3% 줄어
제조업 재고율 125.5%…2020년 5월 이후 최고
"중국 봉쇄, 금융 시장 불안정성 확대가 불안 요소"

입력 : 2022-08-31 오전 9:29:20
[뉴스토마토 용윤신·김현주 기자] 국내 소비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의 봉쇄조치 등으로 면세점 화장품 판매가 감소하고 코로나19로 판매가 늘었던 가전제품 신규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도 제한되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2년 2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생산·투자·소비는 3개월만에 트리플 감소를 보였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줄었다. 이 수치가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면세점 화장품 판매 감소 영향으로 화장품 소비가 줄면서 등 비내구재 판매(-1.1%)가 감소했고, 코로나19로 증가했던 가전제품 신규 교체 수요도 다시 줄어들면서 내구재(-0.8%) 판매가 감소했다. 다만 의복 등 준내구재(1.9%) 판매는 늘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국의 봉쇄조치 여파 등으로 중국 경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소비심리도 위축됐다"며 "면세점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전제품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내생활이 증가하면서 꾸준히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이제는 신규 수요가 줄어들면서 판매가 감소한 것 같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가 위축된데 따른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산업 생산은 공공행정,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광공업, 건설업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1.1%)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반도체(-3.4%), 기계장비(-3.4%)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보다 1.3% 줄었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 통신·방송장비 등에서 줄었으나, 자동차, 석유정제 등에서 늘어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자동차, 석유정제 등에서 감소했지만, 반도체, 화학제품 등에서 늘어 전월보다 1.4% 증가했다. 
 
재조업의 재고를 출하비율로 나눈 재고율은 125.5%로 전월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최고치다. 
 
어운선 심의관은 "반도체 수요가 굉장히 높은 나라인 중국의 봉쇄조치 여파 등으로 수요가 주춤했다"며 "스마트폰 등 수요도 둔화하면서 생산 출하가 감소하고 있고, 재고는 쌓이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부동산(-5.4%)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숙박·음식점(4.4%), 도소매(0.8%)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6.9%) 및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1%)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건축(1.3%) 공사 실적이 늘었으나, 토목(-13.4%) 공사 실적이 줄면서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
 
어 심의관은 7월 경기 상황과 관련해 "광공업 생산이 조정을 받으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 전환했고, 소매 판매 등 내수 지표 감소하면서 경기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감소했으나, 수입액, 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해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은 증가했으나, 코스피, 장단기금리차 등이 감소해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어운선 심의관은 "크게 보면 서비스업, 특히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인 것 같다"며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상존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 반도체 단가 하락, 제조업 재고 증가 등이 생산 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8월 집중호우에 따른 소비 및 건설활동 영향 소지, 고물가 및 금리 인상 지속, 주가·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향후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줄었다. 사진은 중국 코로나19 검사 모습. (사진=AP·뉴시스)
 
세종=용윤신·김현주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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