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러시아는 우크라 전쟁의 침락자" 첫 언급

교황청 "정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선 긋기도

입력 : 2022-08-31 오전 10:57:08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바티칸 사도궁의 집무실 창가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주례하고 있다. 교황은 삼종기도를 마친 후 광장에 모인 신자와 군중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정부와 가톨릭계 간 깊은 갈등 양상을 보이는 중미 니카라과를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19일 새벽 니카라과 경찰은 다니엘 오르테가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던 롤란도 호세 알바레스 주교를 강제 구금했다. 2022.8.22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러시아 침공에 의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30일(현지시간)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전쟁이 도덕적으로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으며, 야만적이고, 무분별하고, 혐오스럽고, 신성모독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비판했다"고 밝혔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교황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교황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를 명시적으로 비난한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다만 교황청은 차량 폭탄 테러로 숨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 딸을 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무고한 희생자"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4일 "광기 어린 전쟁의 무고한 희생"이라며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60)의 딸 다리야 두기나(30)를 애도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침략자와 희생자를 같이 취급해선 안 된다"라며 교황청에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교황청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연방에 의해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를 다독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황이 이번 전쟁을 언급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비판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한편 두기나는 지난 20일 저녁 모스크바의 한 도로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도요타 SUV 차량이 폭발하면서 즉사했다. 이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두기나가 운전한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한 유력 용의자로 우크라이나 여성 비밀요원 나탈랴 보우크(43)를 지목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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