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입니다"…검찰, 이재명 소환 통보

민주당 "정치보복이자 정치탄압, 맞서 싸우겠다" 강력 규탄

입력 : 2022-09-01 오후 4:41:13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청 비서관)으로부터 검찰 소환 소식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이 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전격적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당대표 취임 나흘 만으로,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검찰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터무니없는 소환 요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이 대표의 소환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정치보복을 강력히 규탄한다. 사정기관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사실확인이 되었음에도 '묻지마 소환'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가 권력을 잡으면 경찰이 알아서 할 것이라더니, 경찰은 물론 검찰까지 나서서 야당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김 여사와 관련한 사건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고발사건은 줄줄이 무혐의 처분하면서 야당 대표의 정치적 발언은 사법적 판단에 넘기겠다니 황당하다"고 반격했다.
 
박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검찰은 이재명 대표의 지난해 국정감사 발언과 언론 인터뷰에서 허위사실을 발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박근혜정부 당시 백현동 식품연구원 등 공기업 이전부지 용도변경을 두고 '국토부가 중앙정부의 말을 듣지 않으면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는 얘기까지 하며 성남시 공무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고 한 취재기자의 증언이 공개되며 이 대표의 발언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강변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청 비서관)으로부터 검찰 소환 소식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심지어 당시 성남시의회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대장동 공영개발을 막았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넘치며 이 대표 발언의 진실성을 입증하고 있다. 검찰은 명백한 증거를 일부러 무시하고 짜맞춘 각본에 따라 수사하는 것이냐"며 "또한 수사 과정에서 사망한 성남도시개발공사 고 김문기 처장에 대해 '성남시 재직 당시 산하기관 하위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한 이 대표의 방송 인터뷰가 소환을 감행할 만큼 중대한 허위사실인지 묻고 싶다. 국민을 섬기는 참된 검찰이라면 말꼬리 잡을 것이 아니라 무리한 수사로 권한을 남용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던 대선후보이자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에 대해 민주당은 물러설 수 없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정치보복에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대표가 김현지 보좌관으로부터 "백현동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 것 관련해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 장면이 국회 사진기자단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른바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해 허위발언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맞섰고, 국민의힘으로부터 고발됐다. 경찰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대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리고, 지난달 26일 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재명(오른쪽) 민주당 당대표와 전해철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자신을 향해 변호사비 대납 의심을 받고 있는 쌍방울그룹과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쌍방울과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 공세에 대해 "내복은 제가 쌍방울 것을 잘 입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의 검은 커넥션이 차례차례 드러나고 있다"며 "이 대표는 국민적 의혹 앞에서 성실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쌍방울이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페이퍼컴퍼니 2곳이 사들였는데 이중 1곳의 사외이사는 이태형 변호사"라며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이자, 쌍방울이 대신 변호사비 20억원을 내줬다는 의혹의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통보와 관련해 "민주당의 '정치 탄압'이라는 주장과 달리 이 대표와 관련된 의혹들은 대통령선거 이전부터 제기됐던 내용"이라며 "이 대표는 국민께서 가지는 의혹을 해소한다는 의미에서라도 반드시 소환에 응하여 성실히 조사에 임하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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