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맥주 확 커졌다…식품업계 대용량 경쟁

장기간 이어지는 고물가…가성비 소비 심리 확대

입력 : 2022-09-18 오전 11:56:02
네스프레소 전용 스타벅스 캡슐 대용량팩. (사진=네슬레코리아)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성비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대용량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네슬레코리아는 네스프레소 전용 스타벅스 캡슐 커피 대용량 팩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한 팩에 캡슐 커피 18개 또는 36개가 들어간다. 이는 한 팩에 캡슐 커피 10개가 들어가는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양이 더 많아진 것이다. 수량을 늘린 대신 용량 당 가격은 낮췄다는 게 네슬레코리아의 설명이다.
 
네스프레소 전용 스타벅스 캡슐 커피 대용량 팩은 블론드 에스프레소 로스트, 싱글 오리진 콜롬비아, 하우스 블렌드, 에스프레소 로스트 4종의 베스트셀러 캡슐로 구성된다. 네슬레코리아는 대용량 팩을 이날부터 공식 몰 등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하고 향후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으로 취급 채널을 넓힐 예정이다.
 
지난달 이디야커피도 대용량 선호 소비자를 위해 용량 다변화에 나섰다. 전통음료 제품인 살얼음 식혜를 시즌 한정으로 출시하면서 레귤러, 엑스트라 두 가지 사이즈로 선보인 것이다.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살얼음 식혜는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25만잔을 돌파했다.
 
주류 업계도 대용량 맥주를 선보이며 가성비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비맥주는 카스 2.0 메가 페트를 선보였다. 기존 1.6L 용량의 카스 페트 제품에 비해 용량이 400ml 더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제품보다 맥주 한 잔 이상이 더 나오는 만큼 용량 당 가격은 보다 저렴해졌다는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테라 1.9리터 페트 포스터. (사진=하이트진로)
 
이에 앞서 하이트진로(000080)도 이달 초 테라 1.9L 신규 페트를 출시했다. 용량은 키웠지만 출고가를 인하해 1L 페트의 ml 당 단가 대비 가성비를 높였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페트 규격도 기존의 익숙함을 유지하기 위해 1.6L 페트의 지름을 그대로 유지한 채 높이만 조금 늘렸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대용량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건 올해 들어 시작된 고물가 현상이 3분기까지 내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5.7% 올랐다. 특히 외식비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비를 아예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까지 유행했고 저렴하면서도 만족감이 높은 가성비 식품을 찾는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실제로 던킨에 따르면 지난 7월 직영 매장 총 50곳을 대상으로 킹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정 판매한 결과 한 달 동안 4만잔이 팔려나갔다. 이는 던킨 전체 커피 메뉴 판매량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에 던킨은 지난달부터 24온즈의 대용량 사이즈인 킹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판매 매장을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던킨 관계자는 “물가 부담에 대용량 음료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킹사이즈 아메리카노를 출시했다”면서 “맛과 가성비 모두 충족하는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간파한 결과”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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